[심층추적] 美마약녀 “난 삼성 창업주 손녀” 주장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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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추적] 美마약녀 “난 삼성 창업주 손녀” 주장 파문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0.06.18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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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혀 무관”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한․미 네티즌들 불신하는 이유는?
▲ 리제트 리 (사진=미 마약수사국(DEA) 배포자료)
[매일일보=김경탁 기자] 지난 14일 미국에서 230kg에 달하는 마리화나 등 마약류를 전세기편으로 운반하다 공항에서 검거된 리제트 리(Lisette Lee)가 “나는 삼성 창업주의 손녀이자 삼성전자의 상속인이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일대 파란이 일었다.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이 사건을 크게 보도하면서 관심이 쏠린 가운데 삼성 측은 16일 영문으로 된 공식 해명 자료를 발표했다. “일부 매체의 보도와 달리 리제트 리는 삼성전자의 상속녀가 아니며, 삼성 이씨 가족의 일원도 아니다”라는 것이다.
삼성의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 네티즌들은 의혹의 눈길을 쉽게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비버리힐스에 살면서 전세기를 사용하고, 개인비서와 2명의 보디가드를 데리고 다니는 재력이 어디서 나왔겠느냐는 것이다.이에 따라 많은 네티즌들이 리제트의 과거를 주요 화젯거리로 이어가면서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숨겨진 자녀관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특히 그녀의 외모에 대해 미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한국계보다는 필리핀계에 가까워 보인다’는 반응이 더 많지만 국내에서는 오히려 ‘범삼성가 여성들의 일반적인 특징이 얼굴윤곽에서 드러나 보인다’는 반응도 일부 제기됐다.

'희'자 돌림이 아니다

이 사건 자료와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고 있는 재미교포 블로거 안치용씨는 “리제트의 주소지와 전화번호를 통해 친인척 등을 검색한 결과 이씨성을 가진 다른 사람들의 이름이 나타남으로써 삼성일가 일수는 있지만 적어도 이건희 회장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음이 확실하다”고 밝혔다.안치용씨는 또 “친인척 검색을 통해 나타난 이름 중 나이와 성별 등을 고려, 리제트의 부친으로 추정되는 이름이 드러났지만 마지막 이름이 ‘희’자 돌림은 아니어서 과연 리제트 리와 삼성이 어떤 관계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에 알려진 이병철 회장의 3남5녀는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재현 CJ회장의 부친),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 이숙희(구자학 아워홈 회장 장모), 이순희, 이덕희(이종기 전 삼성화재 회장 부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으로, 안씨의 지적처럼  아들과 딸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희’자 돌림이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의 자녀 가운데는 ‘희’자 돌림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은 짚어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이 회장이 본처인 고 박두을 여사와의 사이에서 낳은 8명 외에 일본인 현지처(?)에게서 얻은 2명의 ‘서출(혼외 자식)’이 더 있다는 사실은 재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들의 이름은 이태휘와 이혜자로, 이들은 ‘희’자 돌림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태휘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모교이기도 한 게이오대를 졸업하고 삼성그룹 비서실 이사와 제일제당 상무로 근무하다가 이병철 회장 별세 이후 일본으로 돌아가 빌딩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생인 이혜자씨도 일본에 거주중인 것으로 전해져왔다.

외가쪽이라고?! 소니 창업주와도 연관?

그렇다면 리제트 리의 부모가 이태휘씨나 이혜자씨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우선 이태휘씨의 경우 1947년 혹은 1943년생으로 알려져 있어서 1981년생인 리제트 리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는 연령대이기는 하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이태휘씨와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또한 미국 현지의 한 블로거에 따르면 리제트의 한 영화계 친구는 그녀가 수년간 거짓말을 했다고는 믿겨지지 않는다며 “그녀의 어머니는 그 유명한 삼성 이건희의 누이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하지만 이병철 회장의 막내딸인 이혜자씨는 1962년생으로 알려져 있어서 1981년생인 리제트의 어머니가 되기에는 너무 젊다.교도소 수감을 통해 밝혀진 리제트의 풀네임은 ‘Lisette Locascio Lee’이지만, 그녀가 헐리우드에서 배우와 모델, 레코딩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사용한 예명은 ‘Lisette Lee Morita’였다. 이와 관련해 리제트의 영화계 친구는 그녀의 아버지가 소니 창업주인 아키오 모리타와 연관이 있는 걸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 2007년 5월 어느 자선 와인파티에 LA에서 와인딜러로 유명한 크리스챤 나바로와 함께 참가한 리제트. 이 파티에 그녀는 자신을 '리제트 리 모리타'로 소개했다고 한다.

미국 현지도 엇갈린 반응

한편 미국에서는 100kg 이상의 마약을 운반한 경우 중범죄에 해당돼 최고 4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현재 리제트는 문제의 화물이 마약류라는 점을 전혀 몰랐다며, 오하이오에 말목장을 가지고 있는 남자친구가 부탁한 화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남자친구의 '성'은 대지 못했다고 한다.미국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진짜 마약상들은 그렇게 대량으로 운반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면서 동정의 시선을 보내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비버리힐수 체제비와 전세기 비용이 마약거래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리제트의 구속영장 심사는 18일 오전 10시(현지시각)로 예정되어있다. 이 자리에서 리제트의 신분 논란이 정리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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