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아라 기자] 농민을 위해 설립된 농협중앙회가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음식점과 골프장 등 관광 및 레저스포츠 분야에서 법인카드로 지출한 금액이 천문학적인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5일 드러났다.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2013년 이후 올 7월말까지 3년 7개월 동안 법인카드 지출총액이 총 2241억원을 지출했으며, 이 가운데 음식점 등에서만 전체 법인카드 지출총액의 25%에 해당하는 548억원을 지출했다.‘농협중앙회의 분야별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에 농협중앙회가 지출한 법인카드 총액의 24.4% 가량이 사실상 임직원이나 관련 기관인사들에게 사 준 밥값인 셈이다.결국 농협중앙회 임직원들이나 거래처, 관련 기관 인사들에게 업무추진 미명하에 사실상 농민들과 농협 이용자들의 피와 땀이 서린 농협의 회사돈이라고 할 수 있는 법인카드로 값비싼 음식 등을 접대하는 과도한 금액이 지출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됐다.또한 식음료품에도 법인카드로 40억700만원 가량을 지출해 결국 음식점과 식음료품 등을 합하면 거의 600억원대에 달하는 금액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같은 기간에 법인카드 지출승인 건수는 무려 104만1316건에 달했다.반면, 이 기간에 출장을 갈 경우 필수 지출분야인 숙박비는 약 23억원, 주유비는 약 58억원, 운송수단 약 8억원으로 나타났다. 음식점에서 지출한 밥값보다는 상대적으로 훨씬 적고 농협 임직원들이 골프장이나 여행 등 관광 및 레저스포츠 등으로 지출한 약 53억원에 비해서도 훨씬 적은 규모다.
농협중앙회가 농촌 및 영농현장 등 업무추진에 필요한 비용보다는 밥값 지출이나 골프장, 여행 등에 대부분의 돈을 쓰고있다는 것이다.농협중앙회는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며, 회원의 공동이익의 증진과 그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그럼에도 정작 농협중앙회 직원들이 농민들에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농촌 및 영농현장 등 현지출장 등에 필요한 비용인 숙박비, 주유소, 운송수단 지출액은 4%에 불과하다. 농협중앙회는 가급적 일선 조합과 영농현장, 농촌 지역을 자주 방문해 농민들과 조합원들의 애로를 청취 등에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업무추진비도 그런 곳에 더 지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더구나 지난달부터 시행중인 이른바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약칭 청탁금지법)에 따라 직무연관성이 있을 경우 식대지출이 어렵고, 제한적으로 1인당 식대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으로 규정돼 있어 과거와 같은 업무추진비는 지출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이에 김 의원은 “법인카드로 흥청망청 음식점과 사치성 분야로 지출하는 행태는 농민과 농촌은 현재 쌀값폭락과 농가부채 등으로 눈물짓고 있는데, 본래 기관의 목적사업인 농가 살리기에 필요한 업무에는 인색하게 지출하고, ‘밥값’에만 펑펑 돈을 쓰는 것은 농협중앙회가 설립취지와 목적을 망각한 행태”라고 질타했다.이어 김 의원은 “업무추진비로 법인카드를 지출할 경우 보다 엄격하게 승인하고,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업무추진비 감소요인을 감안해 내년도 음식점 지출한도를 줄이는 등 업무추진비 지출항목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