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정부는 8일 이란의 102개 단체와 개인 24명을 금융제재 대상자로 지정하고 대 이란 금융거래 시 사전허가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이란 경제제재안'을 발표했다.

더불어 정부는 이란과의 대금결제시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보완조치로 국내 은행에 이란중앙은행의 원화계좌를 개설해 대 이란 수출입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EU의 경우 4만 유로 이상 이란과 거래시 허가제를 도입했으며, 일본은 주요 이란은행 자산동결조치를 취해, EU와 일본은행을 통한 대금결제 중개가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대이란 수출입대금 결제는 주로 유로화, 엔화로 결제돼 통화소재국의 은행이 해당통화로 자금중개를 하지 않으면 결제가 곤란하다.

따라서 정부는 실물경제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외여건의 변동과 무관하게 정상적인 거래에 대해 안정적인 대 이란 대금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이란간 거래시 '원화결제' 추진

이를 위해 정부는 조속한 시일안에 국내은행들이 이란중앙은행에 원화계좌를 개설토록해 대이란 수출입대금을 원화로 결제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방식을 택하면 이란중앙은행은 원유수출대금을 원화로 받아, 계좌에 보유했다가 자국업체의 수입대금을 국내업체에 원화로 지급하며, 이란업체에 대해서는 이란중앙은행이 자국통화(이란 리얄)로
대금을 지급하게 된다.

이 경우 국내업체의 대금결제는 대외 지급·영수가 일어나지 않고 국내에서 완결돼 국제사회의 대이란 경제재제에 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는 것이 재정부의 설명이다.

현행 외국환거래법도 외국인이 국내은행에 원화계좌를 개설해 무역거래 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재정부는 이처럼 한-이란간 거래에 원화결제를 채택하면 한-이란간 정상적인 거래에 관련한 대금결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국내기업을 보호하는 한편 우리 수출입기업이 환위험을 부담하지 않게되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 정부는 이번 이란 경제제재 조치에 포함된 금융제재대상자와의 거래에 대해서는 원화결제를 불허해 핵·WMD 등 비정상적인 거래에 대해서는 엄격히 관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