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맥도날드가 자사 햄버거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다는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공개를 막으려는 소송이 기각됐다.10일 청주지법 충주지원 민사2부(정찬우 부장판사)는 맥도날드가 한국소비자원을 상대로 제기한 ‘햄버거 위생실태 조사결과 공표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최근 덜 익은 패티가 들어있는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햄버거병’ 논란이 일고 있다.이에 소비자원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6개 업체와 편의점 5개 업체의 햄버거 38개를 대상으로 위생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맥도날드의 1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이다.다만 조사 제품 모두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다.재판부는 소비자원이 햄버거 시료 수거, 운반, 보관 과정에서 소비자원의 부주의로 황색포도상구균에 오염돼 증식했다는 맥도날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소비자원은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된 햄버거 이외에도 같은 매장에서 다른 제품도 시료로 확보했지만 해당 제품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이 같은 점을 근거로 법원은 공표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또한 법원은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통상적인 포장 상태에서 황색포도상구균에 노출되고 증식될 수 있다면 햄버거 제조과정에서 맥도날드의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이 같은 판결에 맥도날드 측은 소비자원을 상대로 추가 소송을 예고했다.맥도날드는 ‘법원 결정에 대한 회사의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원이 식품공전에서 규정한 미생물 검사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점은 인정됐다”고 말했다.또한 공표금지를 위한 가처분신청이었지만 판결이 나오기 전 조사 내용이 사전에 유포된 점도 유감이라고 전했다.맥도날드는 “소비자원의 가처분 심리 중 조사 내용에 대한 사전 유포 행위, 식품위생법에서 규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진행한 햄버거 실태조사의 문제점에 대해 소비자원을 상대로 본안 소송을 진행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