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은 속초시립박물관과 함께 9월 13일 부터 10월 29일 까지 속초시립박물관 제2전시실에서 '실향을 딛고 세운 도시, 속초’ 공동기획전을 개최한다.
6·25전쟁이라는 민족사의 커다란 아픔을 딛고 실향민들과 함께 일군 속초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속초를 일군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창이배’, ‘명태낚시’, ‘물지게와 물통’ 등 유물과 사진, 동영상 등 140여 점을 선보인다.작은 어촌에서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작은 어촌에 불과하였던 ‘속초리’는 어업의 활황과 피난민의 유입으로 활기를 띠게 됐다. 또한, 설악산 개발과 함께 발전하게 된 관광 산업으로 도시는 새로운 성장의 방향을 찾게 됐다. 이번 특별전은 실향의 한과 통일의 열망을 가슴에 담아 두고, 도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실향민과 국제적인 관광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속초의 근·현대사를 주제로 하는 전시이다.프롤로그 ‘창이배, 고깃배에서 생명의 배’에서는 창이배의 변신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6·25전쟁을 기점으로 한 변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일제강점기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되기 이전의 속초리 포구 모습을 담은 엽서를 비롯해 지역 유림의 문집인 『매곡유고(梅谷遺稿)』, 일제강점기 지도, 6·25전쟁 기간의 유엔군과 중공군의 ‘삐라’, 군인들의 ‘철모’ 등이 소개된다.1부 ‘청호동, 임시 거처에서 영구 터전으로’는 피난살이, 단칸방 판잣집, 아바이마을로 구성돼 있다. 북에서 몰려든 피난민의 정착을 돕기 위한 지침서인 ‘난민등록실시요령’을 비롯해 ‘양민증’, ‘전시학생증’을 비롯한 각종 증명서, 구호물자배급대장이 전시된다.피난민의 생활상을 묘사한 소설『피난민은 서글프다』는 피난민의 정착 과정을 잘 보여준다. 또한, 단칸방 판잣집에는 ‘의복’, ‘화로’, ‘등잔’, 재활용한 생활 용품 등 피난민의 살림살이들을 재현하였다. 아울러, 곧 끝날 것 같던 전쟁이 길어지면서, 북한과 가까운 곳에 모여든 피난민이 청호동 모래톱 위에 세운 아바이마을의 디오라마와 실향민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속초의 근·현대사를 재조명하고 미래를 꿈꾸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 박물관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K-museums 공동기획전> 사업은 상호 협업을 통해 우수한 지역 문화를 발굴하여 소개함으로써 지역 발전의 활로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속초시립박물관은 ‘실향민의 도시’를 주제로 한 이 전시를 통해 도시의 정체성을 돌아보고자 한다. 아울러, 어업과 설악산 관광으로 성장해 온 속초의 과거를 조명해 국제적인 관광 도시로 성장하는 속초의 미래상을 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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