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펀드' 뒤에 숨어 책임 떠넘기기?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최근 재계에서는 한솔그룹에 대한 좋지 않은 얘기가 나돌고 있다. 얼마 전 한솔그룹이 계열사 한솔건설에 대해 워크아웃 신청을 한 것과 관련해서다. 일각에서는 한솔그룹이 부실 계열사에 대한 책임을 채권단에 떠넘기려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솔그룹의 탄탄한 재무구조만 놓고 볼 때,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노릇. 더욱이 워크아웃 신청을 한 직후에 한솔그룹이 대대적인 조직 개편 계획을 밝히면서 애초부터 예정된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오랫동안 침체된 상황에서 도급순위 100위권에 드는 한솔건설마저 유동성 악화 이유로 그룹에서 손을 놓아 버린다면, 건설사를 계열사로 둔 다른 기업들 역시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우리은행 등 채권단도 이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 등은 현재 한솔그룹 대주주 등에 자구 지원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의사를 거듭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그는 “아직 채권단과 한솔그룹 측과 논의가 오가고 있는 중”이라며 “한솔그룹에서 과거 한솔건설 회생을 위해 유상증자 등 지원을 한 것을 (채권단에) 피력 할 게 아니라 앞으로 (회생을 위한) 어떠한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솔그룹은 그룹 차원의 지원을 할 경우 향후 발생할 법적인 문제가 오히려 더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과거 한솔건설에 대해서 지원을 안한 것이 아니다”라며 “유상증자 등 지원도 했지만,더 이상 그룹 차원의 지원으로는 회생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일 한솔건설에 대한 그룹 차원에서 지원을 할 경우, 특히 한솔제지 주주들에게 피해를 줄 소지도 있다”며 “만일의 경우지만 집단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또, “한솔제지 이사회에서 특히 ‘주주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장하성 펀드’에서 내세운 사외이사 측에서 지원에 대한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는 만큼, 그룹 차원의 지원은 힘들다는 점을 채권단에 누차 설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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