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황동진 기자] 서울 여의도의 랜드마크로 부상한 파크원(Parc1) 개발 사업이 또다시 표류할 전망이다.
최근 부지 소유자인 통일교재단이 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 Y22금융투자회사 등 14개 금융회사를 상대로 ‘지상권 설정 등기 말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동안 파크원 사업은 시행사인 스카이랜디벨롭먼트(이하 스카이랜)가 PF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시공사 삼성물산이 공사비를 자체 조달하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또 다시 소송까지 휘말리게 된 파크원 사업이 자칫 사업 자체가 무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중고 겪는 시행사 스카이랜와 시공사 삼성물산 ‘공사비 떼일까’ 전전긍긍
통일교재단 신도들, “성지에 미래에셋 등 금융회사 들어올 수 없다” 연일 농성
총 사업비 2조 3,000원에 달하는 메머드급 사업인 여의도 파크원 프로젝트가 좌초 위기에 빠졌다.
여의도 랜드마크 ‘파크원’ 사업 수년째 '난항'파크원 프로젝트의 시발은 이명박 대통령이 여의도를 국제 금융 중심 지구로 육성키로 계획 한 것과 맞물려 있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지난 2005년 10월께. 다국적 부동산개발업체인 스카이랜이 서울 여의도 통일교주차장 1만4,000여평 부지에 지상 72층 높이의 초고층 빌딩 2개동을 포함한 호텔 등 총 4개동을 짓는 계획을 세우고, 오는 2012년을 완공 목표로 특수목적회사 Y22투자회사(PFV)를 설립, 시공사로 삼성물산을 끌어들이면서 본격화되기 시작됐다. 하지만 사업은 예상대로 진척되지 않았다.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시 사태에 이은 리먼브라더스 파산 등으로 세계 금융 시장이 얼어붙었고, 한파는 우리나라 금융 시장과 부동산 시장 또한 강타했다. 당시 국내 시중은행들은 외국 투자사들의 긴급 투자금 회수 조치에 따라 돈을 상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덩치가 큰 대출금부터 회수하기 시작했다. 바로 건설사들에게 빌려준 PF대출금이었던 것. PF대출이 중단된 건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이후 갖은 우여 곡절 끝에 파크원 사업은 지난 8월께야 비로소 2조 3,000원에 달하는 PF자금 마련 계획을 확정짓고 급물살을 타는가 싶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스카이랜이 발표한 파크원 PF자금 마련 계획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PF 에쿼티 투자 △시공사의 공사비 유보 △신한은행의 신디케이트론 등이다. 하지만 스카이랜은 발표 후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PF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선수금만 받은 상태에서 자체 공사비를 조달,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이미 계약 당시부터 법적조치를 마련해뒀다고 밝혔다.
돈 없는 시행사와 돈 못 받는 삼성물산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이번에는 부지 소유자인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이사장 문국진, 이하 통일교재단)이 Y22투자사를 비롯한 14개 금융회사를 상대로 ‘지상권 소송’을 지난 10월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것.
하지만 업계에서는 통일교재단이 낸 소송에 대해 승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막아선 통일교 신도들, 미래에셋은 대략 난감
그럼에도 불구 이번 소송은 종교단체와 얽힌 분쟁인 만큼 투자를 하기로 결정한 금융회사들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미래에셋 혼자만 발을 빼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복잡 미묘하게 얽히고설켜 있는 사업인 만큼, 사업 자체가 백지화되지 않고서는 향후 문제 발생 시 일어날 후풍풍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