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채권단 상대 법정소송 불사···현대건설 M&A 장기화 될 전망
[매일일보] 현대그룹 컨소시엄의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박탈됐다. 매각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20일 주주협의회 소속 8개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양해각서(MOU) 해지안에 대한 의견서를 접수한 결과, 절대 다수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주식매매계약서(본계약) 체결 승인 건은 부결됐다.
이에 따라 주주협의회는 현대그룹과의 매각절차를 더 이상 지속하지 않기로 결정, 이날 중으로 현대그룹에 양해각서 해지를 통보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대그룹에 이행보증금 2755억원의 반환을 포함한 후속조치 협상권한을 운영위원회에 위임하는 안건과 예비협상대상자(현대차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부여 문제를 주주협의회에서 결의하기로 한 안건도 각각 가결됐다.
외환은행은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제기된 시장의 의혹과 매각주체의 우려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현대그룹과 진행해 온 매각절차를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현대그룹이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한다면 이행보증금 반환 여부 등 후속조치를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현대그룹이 채권단을 상대로 소송에 나설 경우 이행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내일부터 실무적인 회의를 통해 운영위원회 및 주주협의회 개최 시기를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채권단 결정을 앞두고 최대한 공식 반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이 법과 입찰규정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즉각 반발했다. 현대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채권단 결정은) 대한민국 인수합병(M&A)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불법적인 폭거"라고 규정한 뒤 "이미 체결한 양해각서를 해지하기로 결의한 것은 법과 양해각서 및 입찰규정을 위반한 것으로써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현대그룹에 비해 4100억원이나 입찰금액이 적은 현대차에게 현대건설의 인수자격을 넘기는 협상을 하겠다고 결의한 것은 명백한 업무상 배임과 직무유기죄"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채권단은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현대상선 지분 8.3%의 처리방안에 대해 현대그룹과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그룹이 가져가도록 중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차그룹이 가져갈 경우 현정은 회장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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