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개각으로 무게 쏠려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17일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이 임박한 가운데 당초 중폭 개각이 단행될 것이란 분석과 달리 원포인트 개각 또는 소폭 개각 방향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당대표 선거전 판세를 흔들 주자로 주목받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고, 청와대에서는 개각 수요가 농림부 한 곳뿐이라는 말이 나왔다.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불출마'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게재하고 "이제 앞으로 장관으로서는 직에 머무는 날까지 그 책임을 다하겠다"며 "한 시도 긴장을 풀지 않겠다. 업무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당이 집권여당의 책임과 역할을 다 하도록 간절한 애당심을 늘 간직하겠다"고 했다.김 장관은 불출마 선언을 한 배경에 대해 "첫째 개각과 저의 출마 여부가 연동되어 버렸기 때문"이라며 "개각과 입후보가 모두 연일 소문만 무성한 채 지체되는 것도 저로선 여간 송구스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인사권자인 대통령님께 폐를 끼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제가 먼저 불출마를 밝혀 대통령께 드린 부담을 스스로 결자해지하고자 한다"고 했다.이어 "둘째 저로 인하여 혼선과 억측이 야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등록 마감이 임박한 지금까지도 후보들의 출진 여부가 불투명하다. 후보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어 온 저의 탓이 적지 않다"고 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모름지기 정치인은 나아감과 물러섬이 분명해야 한다고 배웠다.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동료 의원님들과 당원 여러분께 도리가 아니다. 이에 제가 먼저 결론 내리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 생각했다"고 했다.김 장관이 이처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직무수행에서 문제가 생긴 장관들에 한정해 개각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국무총리실이 주관한 부처 평가에서 법무부, 국방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등 4개 부처가 최하위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국방장관의 경우 '계엄령 문건' 파문이 확산되면서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놓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며 논란이 된 바 있다.하지만 중폭 개각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각 수요가 있는 곳은 비어있는 농림부 장관 한 자리"라며 "어떤 프로세스를 거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것도 없고, 설사 안다고 해도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에 교체 대상으로 거론돼 온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 송영무 국방장관 등이 유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낙연 국무총리가 중폭 이상의 개각을 건의할 경우 교체 대상 장관이 3~4명으로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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