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억대 짝퉁 루이비통 가방 2만점 제조, 국내 판매 및 일본 밀수출 조직 적발
[매일일보] 서울에 104년만의 폭우가 쏟아져 수해 피해가 잇따르던 지난 7월 27일. 서울시내 주택가 비밀공장에서 짝퉁 제조에 여념이 없던 일당이 세관에 붙잡혔다.
상표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일당 중 주범 A(남, 51세)는 구속됐으며, 나머지 4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제조한 짝퉁 가방 2만점은 정품 시가로 환산하면 420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들 짝퉁 가방은 진품과 구별이 거의 어려운 특A급 제품으로 실제 개당 20만원에 거래됐다.
세관은 단속망을 교묘히 피하기 위하여 원자재 보관창고(1개), 반제품 제조공장(1개), 완제품 제조공장(2개), 완제품 보관창고(1개), 밀수출품 창고(1개) 등 총 6개의 공장 및 창고를 분산시켜 원자재 구입부터 생산, 국내판매 및 해외 수출까지 ONE-STOP 시스템을 갖춘 상표법 위반 범죄가 검거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27일 세관은 이들의 생산공장 3곳, 보관창고 2곳을 불시에 덮쳐 반제품 및 완제품 짝퉁 가방 6천점 및 금형 등 제조장비 일체를 압수했다. 당일 잠복 중 쏟아지는 폭우속에서 5시간을 기다린 끝에 반제품 공장에 나타난 주범 A를 현장에서 체포했으며 추가 수사를 통해 지난 9월 2일 이들의 밀수출품 보관창고도 확인해 보관중이던 물품을 압수했다.
특히, 한적한 곳에서 짝퉁물품을 제조, 보관하고 있던 기존 형태와는 달리 이번에 적발된 조직은 주범 A의 서울 도심 거주지로부터 반경 1Km 이내 주택가 및 상가에 반제품 공장 1개, 완제품 공장 2개, 완제품 보관창고 1개를 두고 작업하는 등 단속의 허를 찌르는 대담성을 보였다.
이들은 주범 A가 국내에서 원단 등 원자재 구입부터 제조, 판매 전과정을 직접 주도적으로 처리하였고 나머지 일당은 반제품, 완제품 제조, 짝퉁물품 보관, 밀수출 등을 전문분야별로 분담하는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이들은 짝퉁물품 거래시 퀵서비스를 이용하여 거래흔적을 남기지 않았고 루이비통의 정식모델을 사용하지 않고 은어를 사용하며, 국제특급우편을 이용 일본으로 밀수출시 존재하지도 않는 이름과 연락처를 사용하고 품명을 의류 등으로 허위기재하는 등 치밀한 방법으로 숨겨왔으나 3개월동안 미행, 잠복 등 끈질기게 추적한 세관의 수사망을 비켜갈 수 없었다.
또, 이들은 상대적으로 고가 판매가 가능한 일본인이 선호하는 바둑판 모양의 가짜 '다미에' 원단으로 된 루이비통 가방만을 생산했다. 압수 물량을 제외한 짝퉁 가방 대부분인 1만 4천점은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동대문, 이태원 등지로 팔려나가거나 일본으로 밀수출됐다.
세관은 짝퉁물품은 보통 해외에서 밀수입하여 국내 판매하여 왔는데 수입통관시 짝퉁에 대한 세관 단속이 강화되고 중국내 인건비 상승 등으로 짝퉁 수입가격이 올라 수입이 어렵게 되었으나 국내에서 한류 열풍으로 일본인 등의 한국 방문이 크게 증가하여 짝퉁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에서 짝퉁을 생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관 관계자는 “짝퉁 국내 제조와 밀수출은 국가 신인도와 국산품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강조하며 세관은 “앞으로도 가짜 제품의 밀수입 차단은 물론 가짜 제품을 국내에서 제조해 밀수출하는 행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단속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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