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 충격에 코스피 1% 가까이 하락
한국은행, 통화정책 시간 벌었지만…경기 둔화우려 인상 쉽지 않아
채권시장, “금리속도 조절 하면서 원화채 중심 쏠림현상 심화할 듯”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우리나라와 금리격차가 다시 0.75%로 벌어졌다. 다만 이번 연방준비제도연방공개시장위원 (FOMC) 회의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사하면서 우리나라 역시 속도조절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채권과 환율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다소 제한적이었다. 주식시장 역시 금리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1% 가까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충격보단 무역분쟁 해소와 기업 영업이익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2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앞서 FOMC는 지난 18~19일(현지시간)까지 개최한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 유도 목표를 2.25~2.50%로 결정했다. 2019년 금리인상 횟수는 9월 3차례 전망에서 2차례로 축소했는데, 시장변동성과 세계경제 성장 둔화 등 반영한 탓이다.한국은행, 통화정책 시간 벌었지만…경기 둔화우려 인상 쉽지 않아
채권시장, “금리속도 조절 하면서 원화채 중심 쏠림현상 심화할 듯”
◇또 벌어진 금리격차…경제 성장률 하락 전망에 주식시장 ‘움찔’
이날 코스피는 미국발 한파에 2060대로 후퇴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8.72포인트(-0.90%)떨어진 2060.12에 장을 마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한 여파로 하락했다”며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경기 둔화 이슈가 부각된 점도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사하면서 급격한 증시 위축은 없을 것이란 의견이다. 서 연구원은 “그러나 파월 의장도 언급했듯이 여전히 미국 경기는 완만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도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어 경기 둔화 우려감이 완화되고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국내증시의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국내증시가 살아나려면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끝을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고된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이머징 주식시장은 횡보내지는 기간조정의 흐름을 보였다. 내년 한국 기업이익의 감소 가능성도 감안할 때 주식시장은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 주식시장의 스타일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중국의 부양책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미국채 금리 하락…수급면에서 원화채 쏠림현상 심화 시킬 것”
채권시장에서는 FOMC의 가파른 금리인상 우려 완화로 시장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2019년 중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욱 축소됐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장기채 금리 하락으로 국내 기관 입장에서는 환 헷지 후 기대 미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美 금리인상, 환율 변동성 키우지만 “국내 영향은 제한적”
미국 금리 인상과 같은 통화정책 변화가 원자재 수출국의 소비, 생산, 투자 등에 변동성을 키우지만 한국과 같은 원자재 수입국에는 충격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명현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BOK경제연구 ‘미국의 통화정책이 원자재 수출국과 수입국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의 총수요가 감소해 원자재 수입 수요가 줄고 그에 따라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다. 이 때문에 원자재 수출국의 수출이 수입국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수출국의 생산도 수입국보다 더 감소한다. 금리변동에 원자재 수입국 보다는 수출국이 민감하다는 것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G7(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이탈리아)을 제외한 원자재 수출국들은 대부분 고정환율제”라며 “베네수엘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고정환율제인 원자재 수출국”이라고 밝혔다. 김 부연구위원은 "고정환율제를 채택하는 원자재 수출국의 경우 경제 안정을 위해 미국의 통화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美 통화정책 완화 시사…숨 돌린 한은 “골든타임 잡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예고함에 따라 한국은행은 한숨 돌리고 통화정책을 펼 수 있게 됐다. 미금리 역전 폭 확대에 쫓기지 않고 국내 경기를 더 살필 여유가 생긴 것이다.특히 한국은 정책금리 역전이 목을 조여왔다. 미 연준 정책금리는 3월 한은 기준금리를 넘어섰다. 10년여 만의 역전이었다. 내외금리차가 곧바로 외국 자금 대규모 유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경제에 불안 요인임은 분명하다. 올해 연준이 분기마다 금리를 올리면서 양국 금리 역전 폭은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한은은 내년에 연간으로 동결 혹은 최대 1회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나라 안팎으로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혹시라도 1회 인상을 하더라도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2명이 경기하강 우려에 초점을 맞추며 동결을 주장한 상황이다. 이른 시일 내 금리 인상으로 의견이 모일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이다.이주열 총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연준이 경제지표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 내년 (미) 금리 인상 경로가 그대로 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제요건, 국제금융시장 동향, 미국 경기흐름에 따라서 통화정책도 어느정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뒀다고 본다”고 설명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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