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일보] 지난해 12월 말에 소위 GTX라고 불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 삼성~운정 구간의 착공식이 열렸다. 국토교통부가 2010년에 타당성조사를 마친 후 8년이라는 시간이 경과한 끝에 공사가 시작된 셈인데, 약 5년 정도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들, 특히 인천과 경기지역 주민들은 매일 왕복 2시간이 넘는 서울로의 출퇴근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GTX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큰 실정이다. 사실 수도권 교통 혼잡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수도권에 신도시들을 건설하면서 광역통행량이 늘었는데, 특히 2000년대 초반에 화성 동탄, 파주 운정 등 서울로부터 먼 거리에 건설된 수도권 2기 신도시들의 입주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서울을 목적지로 하는 장거리 통행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수도권 교통 문제 해결을 주요 정책과제로 설정해 추진했지만, 성과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현 정부에서도 수도권 광역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광역급행철도 서비스 확대 등을 국정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국민들이 출퇴근길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희망하게 되는 통행시간 단축과 차내 혼잡 완화를 해결하고자 함이다. GTX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대중교통수단이다. 기존 수도권 전철이나 지하철에 비해 2~3배 빠른 속도로 운행되기 때문에 통행시간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서울을 목적지로 하는 통행거리 20km 이상의 경우에는 철도역까지 접근하는 시간,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 그리고 최종 목적지까지 접근하는 시간을 합하더라도 승용차를 이용할 때 소요되는 시간보다 더 짧도록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출·퇴근시간에 차량 내부의 혼잡을 완화할 수 있도록 기존 전철 혼잡수준의 80% 수준으로 열차운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수송기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조건이 있다. 첫째, 노선을 가능하면 직선으로 건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하에 건설할 수밖에 없는데, 지하에 설치된 장애물과의 상충을 피하고 지하공간에 대한 보상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하 40m 이하의 깊이 노선을 건설해야 한다. 둘째, 열차가 정차하는 전철역의 숫자를 가능하면 줄여야 한다. 최초 출발역에서 최종 도착역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거리를 기준으로 계산되는 열차 표정속도는 정차역간 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울 지하철은 평균 역간 거리가 1~1.5km이어서 표정속도가 30~35km/h 수준에 불과하며, 평균 역간거리가 2~3km인 수도권 전철은 40~50km/h 수준을 보이고 있다. GTX는 정차역간 거리를 평균 7km 내외로 확보하여 표정속도 100km/h로 운행할 예정이다. GTX가 아무리 좋은 교통수단이라 하더라도 출퇴근 통행자들이 이용하기에 너무 먼 지역에 건설된다면 이용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GTX 노선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현재 계획 중인 GTX-B 노선과 C 노선을 조속히 건설해야 한다. 다행히 의정부~금정을 연결하는 GTX-C노선은 2018년 말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였는데, 수혜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북쪽으로는 양주, 남쪽으로는 수원까지 기존 선로를 이용해 운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까지 연결하는 GTX-B 노선은 현재 예비타당성조사 중에 있는데,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GTX 노선망이 완성된다면 수도권 인구의 절반이 전철 이용시간 기준 30분 내에 고속철도 서울역으로, 서울 강남역으로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실제 경험하게 되는 총 통행시간에는 최초 출발지에서 GTX 역까지 접근하는 시간과 GTX 역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시간이 포함된다. 따라서 GTX 역을 연계하는 교통수단에 대한 계획이 매우 중요한데, 이에 대한 주도적 역할과 책임은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다. 고속철도의 사례처럼 GTX는 수도권 교통체계의 근간이 될 것이며, GTX 역 주변의 개발 또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수도권 주민들의 규모는 GTX 역과 관련된 합리적 계획의 마련과 계획에 대한 이행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기에, 중앙정부와 지자체간의 긴밀한 협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