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는 새의 먹이지만 내 그림에서는 나비가 새 머리 위에 앉아서 쉬고 있다. 상생을 표현한 것이다. 전쟁이 없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것을 그림에 담고 싶었다.”
아침에 들려온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 문득 윤위동 작가의 말이 떠올랐다. 윤위동 작가는 그동안 수채화 기법을 통해 강한 명암의 대비로 연출된 인체를 극사실로 묘사해온 작업으로 주목 받아왔는데 돌, 물방울, 그리고 모래 등 자연 속 소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의 인간 사회에 대한 사색의 깊이가 더욱 깊어졌다.
윤위동 작가는 작업단상이 떠오를 때면 필자에게 메시지를 보내곤 한다. 최근에는 조화롭고 평화로운 세상에 대한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필자에게 “과거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였다. 수많은 원과 한을 낳았다. 앞으로의 세상은 더 이상 전쟁 없고 서로 화합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지금 세상은 모든 나라가 서로의 문물을 나누고 공감하며 인종차별 같은 여러 가지 문제들을 조금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생각을 표현한 것이 돌탑 위에 새과 나비가 앉아있는 그림이다. 그는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지구 등 행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그런 식으로 은하계와 우주가 운행되고 있다”며 우주가 운행되는 바탕에는 서로 간의 조화로운 상호작용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람이 불어도 넘어지지 않는 돌탑’이 바로 그런 이치를 담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란 바로 그런 우주의 이치를 토대로 하고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는 돌탑 위에 앉은 새와 나비 등을 통해 평화로운 세상을 그렸다고 한다. 그는 필자에게 “옛날에는 멀리 소식을 보낼 때 새를 이용했다. 특히 길조는 길한 소식을 가져다준다는 생각이 있었다. 돌에서 우주를 보았다면 앞으로 좋은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메시지를 새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요 며칠새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는 많은 뉴스가 있었다. 새로운 우방인 줄 알았던 중국과 러시아가 서로 모의해서 한국의 영공을 침범했다. 6.25 전쟁 이후로 처음 우리의 영공이 침범당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핵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던 김정은 위원장이 핵탄도미사일을 은밀하게 쏘아보낼 수 있는 새로운 잠수함을 만들었다며 자랑했다. 그리고 불과 이틀 뒤에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들이 휘젓고 다녔던 동해 상공에 미사일을 날렸다. 과연 윤위동 작가의 기대처럼 더 이상 전쟁 없고 서호 화합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올까. 최소한 한반도에서만이라도. 부디 미사일이 아닌 길한 소식을 가져다주는 길조가 날아오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