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형의 건설 톺아보기]건설투자 확대 기조와 어긋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상태바
[이은형의 건설 톺아보기]건설투자 확대 기조와 어긋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 승인 2019.07.30 14: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2017년에 논의됐던 후분양제의 주요 목적은 분양가와 분양권 가격, 입주시점의 시세 간의 가격차를 줄여 투기수요를 억제하려는데 있었다. 이 때 후분양제를 통해 완공된 건축물의 품질향상을 유도하겠다는 논리는 그리 공감을 얻지 못했다. 실제로 2015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아파트들에서 발생한 하자의 발생빈도는 창호와 가구, 도배와 잡공사의 순이었는데 이런 부분의 정상시공 여부는 60~80%의 공정수준에서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단열시공의 하자나 층간소음, 구조물의 중대결함 등도 그렇다.
이후 잠잠하던 후분양제는 올해 들어 분양가상한제의 회피 수단으로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후분양제가 주목 받았는데 그 이유는 개개인이 모여 참여한 조합에서는 분양가가 추가분담금의 증감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재는 후분양제의 구체적인 실행 프로세스 등이 명확히 정착된 것은 아니기에 대부분의 사업장에선 일단 검토를 하겠다는 수준이다. 하지만 서울처럼 사업성이 우월한 곳에서는 일단 조합이 원하는 가격으로 분양할 수만 있다면 큰 수익이 예상되므로, 추후 몇몇 성공사례만 더해진다면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후분양제가 급격히 확산될 것은 자명하다. 때문에 이 시점에서 제기된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는 도입의도가 명백하다고 할 수 있다. 즉 후분양제를 통해 분양가격의 제한을 벗어나려는 사업장들을 규제함으로써 분양가에 대한 정부의 통제권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책은 여러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다. 로또아파트의 양산이나 주택공급의 위축, 사유재산권의 침해 등은 널리 알려진 사안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정부가 경제성장률 둔화와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민간투자 부진과 건설경기의 하락을 지목하면서 기존의 정책방향을 변경했다는 사실이다. 최근 발표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만 보더라도 건설투자를 늘리는 경제활력 보강정책의 비중이 상당하다. 그런데 이들 정책은 주로 공공투자에 집중되어 있기에 분양가상한제의 확대 적용은 오히려 주택을 비롯한 민간부문의 투자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식이라면 건설투자의 확대방침과 그에 반하는 정책이 동시에 진행되는 셈이다. 다만 이번 정책은 재개발과 재건축을 규제해 부동산가격의 안정을 꾀하겠다는 정부방침과는 흐름을 같이 한다. 그렇지만 획일적인 가격통제가 얼마만큼의 효과를 발휘하고 지속될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따라서 건설투자의 증대나 경제활성화 등을 주장하거나 논박하기에 앞서, 적어도 정부의 정책들은 동일한 방향성을 갖고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런 부분이 사전에 정립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요약력
△공공기관 자문위원(부동산· 민간투자사업 등) 다수 △건축· 경관·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다수 △도시·공공·디자인위원회 위원 다수 △명예 하도급 호민관·민간전문감사관 △한국산업인력공단 출제위원 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