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국토교통부에서) 시행령 개정 작업 중이지만 이를 발표하는 10월 초에 바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행 시기와 지역은) 개선안 발표 전 제가 주재하는 관계 장관 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의 계획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굵직한 정책 이견이 있을 때마다 국토부가 기재부의 반대를 누르고 정책을 관철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달 주택법 시행령 공포 즉시 제도가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국토부는 홍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는 아파트 가격이 계속 불안하다면 정부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실제로 상한제를 적용하는 쪽으로 의사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현재 우리는 홍 부총리의 우려대로 미‧중 무역 갈등과 한‧일 무역 전쟁, 일본과의 지소미아 폐기까지 대외경제가 여러 가지로 어려운 형국이다. 내수경제도 세제와 임금인상 등으로 침체에 빠져있다. 공급 위축 등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부작용도 현실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도 시행을 강행해야 하는지 국토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집값이 오른다는 것은 공급이 부족하거나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공급이 필요한 지역에는 재개발ߵ재건축사업 등을 통해 최소한 공급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가격이 오르면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매번 주택가격이 오를 때마다 규제로 일관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인위적인 가격통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택가격이 왜 오르는지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노력이다.
국토부가 당장 눈에 보이고 쉬운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굳이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려 한다면 부동산 시장을 잘 살펴서 꼭 필요한 지역에 선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별·물건별로 가격이 급등하는 지역에 한정해 시행해야 한다.
그 이후 시장이 안정되면 곧바로 해제하는 등의 탄력적 적용으로 주택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