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9일 지도부 회의를 거쳐 검찰에 “정치해선 안 된다”는 경고를 다시 날렸다. 추석 연휴 이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법안 처리, 검찰 인권수사 개선 등을 위한 당정협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약 50여분 진행된 고위 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신임 장관 임명 관련 협의 및 지원사안, 향후 국정운영 논의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수석대변인은 “검찰이 정치해선 안 된다는 게 오늘 회의의 결론”이라며 “검찰 수사 방식은 반드시 민주적이고 인권적 방식에서 이뤄져야 한다. 검찰이 성과에 급급해 인권을 놓친다면 윤석열호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은 온정하지 않고 반쪽짜리 개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최근 검찰의 수사와 언론보도는 국민 알 권리를 넘어서는 피의사실 공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홍 대변인은 “검찰은 수사와 조사 통해 자신의 주장을 발표하고 입증해나가는 것이 고유 기관의 성격”이라며 “기소한 이후 재판 절차에서 상대 피의자의 죄를 입증하는 게 (검찰) 본연의 임무”라고 했다. 이어 “중간에 피의사실을 유포해 언론 환경을 유리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수사 동력 만들고 피해자 인격과 명예 훼손하는 방식은 잘못된 관행이자 명백하게 법 위반”이라고 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며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돼 ‘국민 알 권리’를 충족한다는 일부 여론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민의 알 권리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우리보다 훨씬 알 권리가 보장된 유럽 국가들도 피의사실 유포 관련 매우 엄격한 규정과 절차가 있다. 우리나라의 검찰 방식은 잘못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의사실 유포와 관련해 “지금까지 누적된 매우 잘못된 검찰의 대표적 적폐 관행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며 “검찰도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추석 연휴 이후 패스트트랙 법안 등 검찰 개혁을 위한 당정 협의에서 법무부 내 인권수사권고 준칙(‘인권 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시행 계획이 포함될 여지가 있다. 홍 대변인은 “법무부가 빠른 시일 내에 수사권고준칙을 발표해서 시행하길 바란다. 관련 내용도 협의해서 발표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며 “필요하면 법무부가 먼저 발표하고 후에 당과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또 당 차원에서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 관련 추가 정황을 정리해 언론에 밝힐 예정이다. 홍 대변인은 “내일이나 모레 피의사실 유포 관련 (정황을) 정리할 생각”이라며 “언론에 필요하면 (발표 자리도) 얘기해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