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연대 ‘알바5적 프로젝트’ 네 번째 기자회견 - 카페베네
[매일일보] #보고있나? 카페베네?
카페베네에서 판매되는 음식들중에 뜨거운 오븐을 이용한 디저트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와플, 하나는 허니 브래드. 이런 뜨거운 기계 앞에서 일하는 나에게 “4대보험”이란 제도는 절실했다. 바쁠 때는 이것저것 보지도 않고 생각도 안하고 노동만 하는 나에게 살짝이라도 살이 닿아 데이는 날에는 무서웠다. “조금만 더 조심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병원비가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였다. 어느날, 생크림을 제조하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손바닥에 동상이 걸렸다. 사장님도 함께 일하는 날이었는데, 그걸 보시곤 어쩌냐며 말만하셨다. “병원에 갈래?”라고 물어보았을 때 가지 않겠다고 한 이유도 ‘4대보험’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장 때문이었다.그 일이 있기 며칠 전, 나는 이미 사장님께 “사장님 4대보험 안들어주세요?”라고 물었을 때 당당하게 “그거 내 돈도 나가는거잖아. 그럼 너 시급 깎이는데.”라고 대답한 사장을 이미 겪었기에 더욱 더 그럴 수 없었다. 일을 그만둔지 한달 째 이지만, 아직도 손바닥에 거멓게 살짝 보이는 흉터. 열받는다. 언제부터 4대보험이 “개인의 역량”에 따라 가입하는 제도가 되었나?…중략…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일했던 많은 알바들 중에서 카페베네는 세손가락 안에 꼽히는 알바들을 갉아먹는 알바에 속했다. 이유가 뭘까 다시 생각해봐도 다른 아르바이트 노동환경보다 무식했기 때문이다. 알바들을 위해, 인간다운 노동을 위해 법으로나마 명시해 둔 것들도 그 따위로 무시했기 때문이다. 커피한잔에 3800원. 그마저도 싸다며 “커피값 올릴까요? 말까요?”하는 설문조사를 돌릴 시간에, 그 커피를 만들고 판매하는 알바들에게 “지금 임금 괜찮은가요?”또는“얼마 받나요?”하는 것들이 더 중요한 것임을 무식한 카페베네는 깨우치길 바란다.
인력파견 이중착취…‘계약기간’도 없는데 ‘수습’ 급여
알바연대는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SNS와 제보를 통해 최저임금 준수여부, 법적근로수당 지급여부, 4대 보험 가입여부를 중점으로 카페베네의 전국 60개 지점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서울 24/부산9/경기·인천8/경상남북도8/대구5/전남·전북3/충청남북도3, 총 조사지점은 72개 지점이며 이중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12개 지점은 통계에서 제외)그 결과 이들의 평균 시급은 4900원으로 평균적으로 주 28시간 근무하며 월 평균 59만6820원의 임금을 받고 있었다.“매장 포화상태로 최소한의 ‘점주 이득’보장 안돼”
알바연대는 “알바 노동자의 고용 형태도 문제”라며 “인력파견업체를 통한 근로계약 체결을 강요하는 등 알바 노동자를 이중착취하고 있는데, 알바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회피하려고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채용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이어 “추가적으로 또 다른 7개의 지점에서는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직원(바리스타, 매니저)를 고용하고 있었다”며 “인력파견업체와 근로계약을 맺고 카페베네에 파견된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경우 본인을 고용한 사업장과 현재 근무하고 있는 사업장이 다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경우가 있었으며 다른 동료들과 비교했을 때 근로기준법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현실에 놓여있었다”고 밝혔다.5인 이상 일하는 대다수 대형 카페베네 매장들은 1.5배 지급 의무가 있는 심야노동수당(밤10시~아침6시)을 지급하지 않았고, 주휴수당 지급 의무, 4대 보험 가입 의무도 지키지 않았다. 게다가, 근로계약서 상에 고용기간을 명시하지 않았는데도 ‘수습’이라며 법정 최저시급의 90%(4380원)만 지급하는 매장도 있었다.알바연대 활동가 권유리씨는 “조사를 하며 만난 대부분 지점의 점주, 점장, 그리고 매니저를 포함한 직원들이 주휴수당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주일에 6일 이상을 근무하거나 평일에 근무하는 사람, 또는 주간 40시간 이상을 근무해야만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어 본인들이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한 점주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모집 시 보통 매장의 점주나 점장이 면접을 진행하는데 급여나 수당지급과 관련된 이슈에 민감한 사람은 고용하지 않으며 권리나 의무를 찾는 사람과는 일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또 다른 지점의 점주는 “주 15시간 이상 근무해야 주휴수당 나오는데, 저희는 알바들을 15시간 넘게 일 안시킨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었다.또한 알바연대는 “카페베네가 필리핀과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진출한다고 한다”며 “한국에서 착취한 것처럼, 해외에서도 수많은 알바 노동자들을 착취할 것이다. 이젠 국경까지 넘나들며 알바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카페베네가 주휴수당 지급 약속과 최소한의 법 전수에 관해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알바연대는 이러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카페베네에서 일하고 있는 대부분의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주휴수당과 야근수당 지급 및 4대 보험 가입과 같은 당연한 권리조차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사실을 일부 점주와 직원들마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전국의 카페베네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법적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전국의 지점에 대한 카페베네 본사의 대책을 강력히 요구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