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서울 지역 최대의 집단 무허가촌인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두고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 양상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해 당사자들간의 무차별 고소 고발전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시가 도계위 회의록 공개 거부” 수사 의뢰

민영개발을 하라는 서울시의 입장과 공영개발을 하라는 강남구의 입장이 오랜 기간 논란을 빚어오다 지난해 6월20일 ‘공영개발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 환지 방식을 수용’하자는 절충안이 마련돼 잠잠해졌었다.하지만 강남구가 3일 시의 환지방식 수용 절충 관련자료 공개 거부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같은 날 토지주들도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발하겠다고 나서면서 다시 논란이 커지고 있다.강남구 관계자는 이날 “100% 공영개발 하기로 했던 구룡마을 개발에 갑자기 일부 환지방식이 도입됐던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회의록을 정보공개 청구했지만 시가 요청 기한인 2일까지 결국 주지 않았다”며 수사의뢰 관련 입장을 밝혔다.구가 요청한 자료는 지난해 6월20일 열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회의록으로, 이날 회의에서 시는 처음으로 기존 수용·사용방식(개발 후 토지소유주에 돈으로 보상)에 환지방식(땅으로 보상)을 추가한 바 있다.이와 관련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시가 지난해 7월 도계위 결과를 통보할 때 환지방식에 대해 언급이 없었다”며 “공영개발을 약속해온 시가 왜 갑자기 환지방식을 도입했는지 맥락을 알고자 정보공개를 청구했는데 검토 중이라며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같은 날 오전, 구룡마을 토지주 협의체도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을 열어 신 청장을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발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협의체는 “환지에 의한 공영개발은 민영개발이 아니며 구룡마을은 국유지가 아니라 사유지인데 신 구청장이 장기간 땅을 소유한 사람들을 투기꾼으로 몰고 있다”며 “불법 점유자는 옹호하며 법적으로 보호받아야할 토지소유자는 탄압한다”고 주장했다.

토지주들 “신연희 구청장 허위사실 유포 고발할 것”

이에 대해 신 청장은 “토지주 A씨가 2010년 지방선거 때 나한테 거액을 가져와 유혹하려다 실패한 후 3000만원의 후원금을 넣었다가 고발당해 처벌된 바 있다”며 “이런 정황을 포함해 개발방식에 대한 논리를 검찰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맞섰다.한편 강남구는 앞서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구룡마을 개발사업을 당초 공영개발방식에서 일부 환지방식을 추가해 토지주들이 원하던 민영개발방식으로 변경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에 반대한다”며 “무허가 판자촌 정비를 위해 개발하는 구룡마을에 환지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반면 서울시도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SH공사 채무가 심각한 상황에서 환지방식을 도입하면 최대 4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구와도 협의를 거쳤다”고 반박하면서 양측의 골은 더 깊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