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생명, 폐업 결정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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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생명, 폐업 결정 철회하라”
  • 이선율 기자
  • 승인 2013.04.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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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D-1…촛불문화제 등 막바지 투쟁

▲ 보건의료노조와 진주의료원 직원들과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16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역 앞에서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요구하며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사진=이선율 기자>
[매일일보]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 강행에 마지막 관문인 경남도의회 본회의 조례개정안 처리(18일 예정)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의료원 폐업을 막기 위한 노조와 시민단체 그리고 정치권의 노력이 더해지고 있지만 홍준표 지사의 기세는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에 전력을 쏟고 있는 보건의료노조는 16일 경남도청 옥상 통신철탑에서 고공농성에 들어가고 같은 날 저녁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야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데 이어 17~18일 도의회 앞에서 조례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한 집중투쟁에 들어갔다.
16일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홍 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 논리가 얼마나 모순된 이야기인지 설명하는 한편 이 문제에 대해 소극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직접 행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촛불을 든 참가자들은 “돈보다 생명이다.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문화제에는 의료원 직원들과 시민 등 300여명이 모였으며 김용익·남윤인순·진성준·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과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도 참가했다.박석운 범국민대책위 대표는 “홍준표 지사는 강성귀족노조 때문에 폐업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하는데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진주의료원 직원들의 임금수준은 다른 지방의료원 임금보다 80%, 같은 조건의 공무원들보다 70%밖에 안된다. 무슨 강성·귀족노조가 임금을 그렇게 밖에 못 받는가”라고 꼬집었다.박석운 대표는 이어 “홍 지사가 진주의료원은 부채가 많아서 문 닫는다 하는데, 책임을 전가하는 헛된 이야기”라며 “부채가 많은 것은 의료진이나 직원들이 잘못한 측면보다 경남도청의 잘못된 신축정책 이전정책 오류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이어 “진주의료원 적자는 공공의료를 수용하기 위해서 생긴 착한 적자”라며 “돈 없고 어려운 환자들한테 바가지 씌우지 않아서 생긴 적자이므로 이런 적자는 우리 국가재정을 지원해서라도 보전하고 적극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은주 진주의료원 간호사는 “폐원을 막기 위한 천막 단식 농성이 21일째 이어지고 있다”며 “간호사들은 오늘도 근무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는 장소가 아닌 진주의료원을 지키기 위한 자리에 섰다. 진주의료원은 저희 모두들에게 집이나 학교와 같은 곳이다”라고 말했다.강은주 간호사는 “오늘 철탑위에 올라가신 지부장님들은 당뇨에 심근경색에 약봉지를 들고 많은 두려움을 함께 가지고 올라갔다. 두려움을 승리를 향한 확신으로 만들 수 있는 건 여러분과 우리들”이라며 “지금의 시간들이 진주의료를 지키고 이 나라의 공공의료를 지키는 소중한 시간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함께 지켜달라”고 말했다.국회에서 일주일간 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단식을 벌였던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은 “부디 진주의료원이 다시 정상화되고 경상남도 도민을 위한 건강센터로서 다시 활동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 16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하나, 정진후, 김용익, 김미희, 진성준 의원. <사진=이선율 기자>

김용익 의원은 “외국에서는 보건의료체계의 가장 근간이 되어 국민들의 건강을 보살피는 공공의료가 우리나라에서는 마치 미운 오리새끼처럼 되어서 어떤 도지사가 갑자기 병원 문을 닫겠다며 압박하더니 급기야는 이렇게 촛불시위까지 벌여야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은 “진주의료원은 단순한 경상남도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 보건의료정책 공공의료정책에 근간이고 핵심”이라고 말했다.정 의원은 “진영 보건복지부장관은 지금 당장 업무개시 명령을 내려야 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 정권에서 했던 직무이행명령을 내려서 진주의료원 반드시 정상화시켜 우리 공공의료의 근간 반드시 쟁취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은 “진주의료원 지부장과 민주노총 경남지부장이 오늘 경남도청 철탑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여러분들이 경남도, 새누리당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SNS이나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국민의 염원을 깨닫게 해달라”고 호소했다.남윤인순 민주통합당 의원은 “전체 의료 중 공공의료가 10%도 안 되는데 그 중 하나인 진주의료원 폐쇄는 안 된다”며 “국회에서 지방의료원 법안 상정을 위해 심의 중이다. 진주의료원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같은 당 장하나 의원은 “진주의료원에 대해 ‘만성적자가 문제고 흑자만 내고 싶다’는 이야기는 홍준표 도지사의 생각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 사태를 국민의 뜻에 맡긴다고 뒷짐 지고 서있다. 이게 바로 새 정부의 복지에 대한 인식”이라며 “지금 확실히 국민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5년동안 복지가 완전히 후퇴될 것 같은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진성준 의원은 “지난 이명박 정권 때 저지른 기본권침해로 길거리에 나왔는데 박근혜 정부는 이제 사회적 기본권도 후퇴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향후 5년간 사회적 경제적 권리를 세우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싸워서 국민의료를 바로 세우자”고 말했다.유지현 보건노조 위원장은 “오늘 65명의 진주의료원 직원들이 명예퇴직을 하거나 조기퇴직을 신청했다”며 “병원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된 자신들의 상황을 못 견디며 퇴직을 신청한 이들은 ‘진주의료원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오늘 4번째로 병원장 대우와 만나 면담을 한 결과, 이제는 전 직원에 사표를 내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유 위원장은 “경남도의회는 18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조례개정안 심의를 멈춰야 하며, 더 이상 경남도청의 거수기 노릇을 관두고 진주의료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보건노조는 이날 촛불문화제를 시작으로 17~18일 경남도의회 앞에서 투쟁을 전개하며 조례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막을 방침이다.한편 이날 홍준표 도지사는 진주의료원측과 보건의료노조의 네 번째 간담회에서 노조가 제시한 경영 개선안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진주의료원 폐업 의지를 굽히지 않으며 노조와의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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