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1998년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민주노총 포함) 합의 이후 국난 극복을 위한 22년만의 노사정 합의가 발표 15분 전 민주노총의 불참 통보로 무산됐다.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과 대한상의(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와 함께 1일 오전 10시 30분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을 열고 전날 타결된 합의문을 공동 발표할 예정이었다. 합의문에는 정부가 전 국민 고용보험 확대와 고용유지지원금 확충 등을 약속하고, 이에 부응해 노사가 고용유지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날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 등 관계부처 장관들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은 합의문 발표를 위해 행사장인 서울 총리공관 삼청당에 자리한 상태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불참 선언을 통보받고 개시 15분 전 행사를 취소해야 했다.
전날 김명환 위원장은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직을 걸고 노사정 합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끝내 강경파들의 반발을 넘지 못하면서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산하 비정규직노조, 금속노조 등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과 면담 과정에서 합의문 서명을 저지하기 위해 물리력을 행사하기까지 했다.
지난 5월 20일 이후 40일 넘는 진통을 겪으면서도 노사정은 코로나19 국난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막판 불참 통보로 노사정 합의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총리실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최종 불참하면 무산되는 것”이라며 “아직 최종 무산은 아니며 추가 논의나 설득 작업을 이어갈 것 인지는 논의 중”이라고 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이재갑 장관은 협약식 취소 직후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노사정간 좀 더 지혜를 모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