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000건 돌파…신고기간 남아 더 늘어날 듯
저렴하고 규제 덜해 인기…은평구·강서구·양천구 順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최근 집값이 고공행진을 나타내면서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다세대·연립주택에 대한 매수세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건수는 총 7005건으로, 2008년 4월 7686건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또한 매매량이 7000건을 넘은 것은 12년 3개월만에 처음이다.
올해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는 1∼5월 3840건, 4800건, 3609건, 4061건, 4665건으로 5000건을 넘지 않았으나 6월 6328건으로 크게 증가한 뒤 지난달 7000건을 돌파했다.
또한 7월 계약분은 신고기한(30일)이 아직 열흘 이상 남아 있어 지난달 매매 건수는 더 늘어날것으로 전망된다.
구별로는 은평구 814건(11.6%), 강서구 798건(11.4%) 등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많았고, 이어 양천구(500건·7.1%), 강북구(434건·6.2%), 구로구(379건·5.4%), 송파구(377건·5.4%) 등의 순이었다.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가 급증한 것은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몰린 영향이 크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다세대·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린 투자 수요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
6·17대책에서 정부가 규제지역의 3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했으나 다세대·연립주택은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전세 대출을 통한 ‘갭투자’가 가능하다.
또 7·10대책에서 주택 임대사업 등록 제도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지만 다세대주택, 빌라, 원룸, 오피스텔 등은 세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투자 수요가 옮겨갈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세대·연립주택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에 풍부한 유동자금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없는 다세대·연립, 원룸, 오피스텔 등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도 오르는 것”이라며 “이들 주택에는 상대적으로 취약 계층이 임대차로도 많이 거주하는 만큼 추가 대책이 필요한지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8·4 공급대책에서 뉴타운 해제지역에 대해 공공재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투자자들이 해당 지역의 다세대·연립주택 등 매입에 나서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