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올해 국내증시에서 매매거래정지종목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해 5배나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3월 이후부터 증가세가 가팔랐다. 12월 코로나19 3차 재확산에 거래정지종목은 더욱 늘어날 조짐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76개 종목이 매매거래정지 종목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15종목과 비교해 406%(61개 종목)나 늘어났다.
거래정지는 1월에는 1종목, 2월 0 종목으로 예년 수준으로 출발했으나 3월부터 쏟아지기 시작했다. 3월 한 달 새 거래정지된 종목은 20종목이나 된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건수를 넘어선 수치다.
이후 거래정지 종목 수는 5월(10종목)을 제외하고 11월까지 월 한 자리 수를 유지했다. 그런데 이달 들어 코로나19 3차 재확산과 맞물려 거래정지 종목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보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7개월만에 거래정지 종목이 두 자릿수(10종목)를 기록했다.
거래정지 주요 사유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지정 및 상장폐지 사유발생’이 총 52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주식 병합·분할에 의한 전자등록 변경·말소’도 11종목이나 됐다. ‘감사의견 거절 및 회생절차개시신청’에 따른 거래정지도 5건 나왔다.
상당수 상장사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영상 문제로 거래정지 처분을 받은 것이 눈에 띈다. 지난해 상장적격성 대상 지정에 따른 거래정지만 있었던 것과 비교된다.
사모펀드 대란도 거래정지 종목을 늘린 데 한 몫 했다. 스타모빌리티, 에스모, 스킨앤스킨 등 라임·옵티머스 연루 종목은 모두 거래정지 됐다. 인보사 사태와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혐의가 발생한 코오롱티슈진, 신라젠 등도 거래정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거래정지 종목이 쏟아지자 투자자 피해도 심각하다. 거래정지 이후 상장폐지된 건수는 50건이나 된다. 지난해 7건에서 7배 이상 늘어났다. 거래재개를 오매불망 기다리다 종이조각을 건네받은 투자자가 부지기수란거다. 신라젠 등 일부 종목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장외로 나와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기도 했다.
거래소는 상장사에 대한 감시 감독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송준상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되는 경우 감독기관 통보 등 신속히 처리할 예정”이라며 “향후에도 상장폐지 위험 종목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높은 상장회사에 대한 기획감시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