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주가 3000 시대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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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주가 3000 시대의 허상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1.01.0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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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코스피가 연일 치솟으며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딱히 과거에 비해 서민들의 삶이나 소득이 향상되지 않았고, 기업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실적이 신통찮은 가운데 주가만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이러한 주가 3000 시대 논란은 정치권에서도 이슈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은 주가 상승세를 언급하며 우리 경제의 희망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라고 표현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주가 3000 시대 개막에 대한 희망을 전했는데, 20일 정도 만에 장중 한 때 코스피 3000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정부 여당이 이를 자신들의 업적으로 치부하면서 야당의 비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주가 3000 시대에 대한 희망적 전망이 나온다고 해서 코로나19 불안이 없어지며, 떨어질 대로 떨어진 경제 상황이 회복된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코스피 3000은 과거에 비해 크게 좋아진 점이 없는 경제 상황을 볼 때 왜곡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물론 다른 국가에 비해 거시경제 측면이나 우리 기업들의 수출을 고려하면 기업의 뒷받침이 있어 가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주가 3000시대를 정부의 치적만으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다소 따른다는 점이다. 정부는 기업규제 3법 시행과 함께 중대재해법 입법 등 국내에서 정치하기 어려운 조건을 오히려 잇달아 들이 내밀고 있다. 그럼에도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것은 주주환원 정책과 실적 관리 등 기업의 주가 관리 노력이 결실을 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정부의 공매도 금지와 낮은 금리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갈 곳 없는 돈이 주식시장에 몰리는 현상을 나타나게 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1%대의 시중 금리는 저축에 대한 당위성을 없애고, 부동산 규제는 갈 곳 잃은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 경제 여건과 기업 실적으로만 볼 때, 사실 현재의 뻥튀기에 가까울 수 있다. 단지 한국 기업이 주도할 미래 산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양극화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 현상이다. 코로나19로 수십만명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143조원이 넘는 수입을 얻었다. 우리나라 역시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폐업 위기에 처했고, 임시직과 일용직 역시 일자리를 잃고 있다. 하지만 부자들은 공매도 금지로 주식 시장에서 동학 개미들의 반란이 일어나면서 오히려 떼돈을 벌었다. 막대한 저금리 자금이 자산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부동산을 가진 이들은 급등한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주식을 가진 이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더 돈을 벌었다. 없는 자는 담보가 없어 대출제한에 걸려 대출도 못하지만, 있는 자는 저금리로 신용대출을 늘려 돈을 더 벌었다. 올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비대면 산업으로 고소득층은 더 벌고, 저소득층 취약 계층은 더욱 힘들어지는 K자형 회복이 우려된다고 신년사에서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의도한 것은 아닐지라도 정부 정책은 없는 자가 아닌 가진 자에게 철저하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주가 3000 시대를 자랑스러워 말고 기업이 잘 되고, 이에 따라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 확보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주가 3000은 현재는 활활 타오르지만, 언젠가 꺼질 촛불일 가능성이 크다. 주가가 폭락하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동학 개미라 불리는 서민들일 것이다. 공적을 치하하기보다 경제를 안정시키고 일자리를 늘려 양극화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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