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 투숙객 코로나19 확진… ‘영업 강행’
호텔 “보건소 등 별도 폐쇄지침 없어 영업”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유명 호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당일에도 정상영업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호텔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사업장 폐쇄 등 영업을 중단 해야할 규정과 의무가 없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기에 영업손실을 줄이기 위한 이기적 조치라는 논란과 정부의 애매한 방역 지침으로 형평성 논란을 빚고 있는 시기에 적절치 못한 조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과 6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이하 오크우드 호텔) 투숙객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투숙객은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무컨벤션이운영을 하는 이 호텔은 약 300여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 레지던스 호텔로 장기투숙객 위주의 고객이 많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오크우드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관할 보건소를 통해 전달 받았다”면서 “소식을 듣고 해당일 각종 시설 등에 대해 방역을 마무리했고, 동선확인을 통해 밀접과 간접 등 관련 접촉자를 구분해 고객들에게도 알렸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호텔 관련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관계자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오크우드 호텔이 확진자가 발생한 5일과 6일에도 정상영업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대기업부터 중소 소상공인들까지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 우선 조치로 영업을 중단하고 폐쇄 조치 후 방역을 마무리하고 영업을 재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오크우드 호텔 측은 확진자 발생일에 접촉자에게만 해당 사실을 통보하고, 당일에도 투숙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운영 행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안전과 감염 우려 때문에 시설물 폐쇄 등 운영을 중단한 뒤 내부 방역을 진행하는 일반적인 시설과는 명백히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호텔 관계자는 “내부 방역을 철저히 했고, 보건소 등 관련 기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장 폐쇄 등 규정이 없어 영업을 했다”고 말했다. 별다른 지침이 없어 정상운영을 했다는 뜻이다.
또, 호텔 측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3일 후인 8일 홈페이지를 통해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 오크우드 호텔은 홈페이지를 통해 “보건당국과 긴밀한 협조와 지침에 따라 동선확인 및 전문 방역업체를 통해 방역 작업을 완료했다”면서 “CCTV 확인 결과 다른 고객과 접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늑장 공지가 아니냐는 질문에 호텔 관계자는 “내부 방역과 관련자 파악 등 가장 중요한 것부터 내부 절차대로 순차적으로 일을 처리했다”면서 “사실 홈페이지 등에 공지의 의무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태의 운영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 전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당국과 대부분의 소상공인 및 시설들이 노력 하고 있다. 하지만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이유로, 확진자 발생 사실에 대한 노출은 꺼린 채 영업 활동을 이어가려는 행태가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자영업자는 “정부의 방역 지침이 형평성 논란으로 사회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면서 “모두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러한 운영 행태는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국민의 공분을 살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