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서 생산·내수·수출 일제히 감소 전환
최소 3분기까지 수급난 전망… “마땅한 대책 없어”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이 이어지면서 현대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달 국내에서 생산·내수·수출이 일제히 감소하며 자동차 산업 성장세도 꺾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자동차 생산·내수·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 0.9%, 1.4%씩 줄었다. 올해 들어 2개월 연속으로 모두 두 자릿수 증가를 보였으나 지난달 트리플 감소한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사태가 영향을 미친 데다 역기저 효과가 발생한 탓이다.
자동차 생산은 반도체 수급 차질에 따른 한국GM 부평2공장 감산, 르노삼성자동차 닛산로그 수출 중단, 쌍용차 실적 악화 등으로 33만3848대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는 17만1340대에 그쳤다. 수출은 대기수요 물량 해소로 판매가 확대됐던 작년 3월의 역기저 효과로 20만3837대를 기록했다.
일본 토요타·혼다, 독일 폭스바겐, 미국 GM·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연초부터 생산 감소와 가동 중단에 돌입했다. 현재 반도체 부족 사태 영향권에 들어오지 않은 자동차 브랜드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요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완성차 업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수요가 줄 것으로 판단, 반도체칩 주문량을 줄였으나 자동차 판매가 선전하면서 물량 부족사태에 직면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뒤늦게 반도체를 주문했지만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업계도 대응이 어려운 상태다. 이미 생산 라인을 PC·게임·가전제품용 등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미국 텍사스주의 한파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 공장 가동이 멈췄고,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일본 르네사스 공장 화재 등으로 수급난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기록적 손실이 관측되고 있다. 시장정보업체 IHS마킷은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1분기 자동차 생산이 130만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앨릭스 파트너스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업계 매출액이 606억달러(약 68조원) 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극복할 마땅한 대책이 없다”며 “안전성이 중요해 공정이 까다롭고, 대체품 적용이 어려운 데다 개발까지 10년 가량 소요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