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사역 후 재신임 투표 통과 못해 담임목사 지위 상실
“교회는 독립된 비법인사단, 사원총회 해당 결의로 목사 해임 가능”
[매일일보 송상원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수원제일교회 박성영 목사가 지난 19일 법원으로부터 직무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다.
교회 정관에 따라 박성영 목사가 5년 사역 후 재신임 투표를 했지만 통과하지 못해 교인들이 담임목사 임기 만료를 주장하며 직무집행정지가처분(수원지방법원 2021카합10058)을 신청한 결과다.
박 목사는 감리교에 담임목사 임기제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재신임 부결 결정만으로 임기가 만료됐다고 할 수 없음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수원제일교회가 감리교에 소속돼 있지만 민법상 원칙적으로 독립된 비법인사단이기에 사원총회에 해당하는 결의로 목사 해임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교리와 장정 제3편 제46조에서는 개체교회의 담임자에게 영적 지도자, 행정 책임자, 교회 회의의 주재자로서 개체교회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행정 전반에 관한 권한 및 책임을 부여하고 있어 담임자의 성품이나 능력, 구체적인 개체교회 운영방식이 개체교회 독립성 및 구성원의 종교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담임자를 검증할 필요성이 크다”면서 “담임자와 개체교회 사이에는 위임 또는 위임 유사의 법률관계가 형성된다고 할 것인데 민법은 위임계약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민법상 비법인사단인 이 사건 교회로서는 사원총회에 해당하는 당회의 결의로써 담임자를 해임할 수 있다”고 했다.
법원은 수원제일교회 측이 청빙 심사 때 박성영 목사에게 교회 정관상 담임목사를 5년마다 재신임하도록 돼 있는 것을 알렸고, 이를 전제로 담임목사로 선임됐다고 봤으며, 재신임이 부결됐기에 2016년 2월 21일 취임한 박 목사의 임기가 2021년 2월 21일까지라고 판단했다. 즉 2021년 2월 21일자로 임기가 만료돼 담임목사의 지위를 상실한 것이라고 봤다.
이번 재판에서 박 목사는 재신임 투표 당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절차상 하자를 들어 재신임 부결 결정의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재신임 투표를 박성영 목사가 주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는 한편 그와 같은 하자로 인해 재신임 투표 절차에 혼란이 초래됐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며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렇듯 법원의 결정을 보면 박 목사의 주장은 대부분 배척됐다.
법원은 “박성영은 이 사건 교회의 담임목사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신청의 피보전권리가 소명되고 나아가 박성영 목사가 이 사건 교회의 정관 규정 및 재신임 부결 결정의 효력을 다투면서 여전히 이 사건 교회의 담임목사로서의 직무를 집행하고 있으므로 그 직무집행을 정지할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고 밝히며 소송 비용도 박성영 목사가 부담하도록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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