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10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서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재판에 넘겨야 한다고 권고했다.
수사심의위는 이날 오후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기소의 적절성을 심의한 결과 더는 수사를 진행하지 말고 재판에 넘길 것을 권고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사전에 무작위로 선정된 15명의 현안 위원 중 2명이 부득이한 사유로 불참해 13명만 참여했다.
이 지검장의 공소 제기에 대해 13명의 위원 중 8명이 찬성, 4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나머지 1명은 기권했다. 수사 계속 여부는 8명이 반대, 3명이 찬성, 2명이 기권 의견을 냈다. 수사심의위 안건은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해 열린다. 다만 수사심의위의 권고는 구속력이 없어 검찰이 꼭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위원은 각 분야에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회 각계 전문가 150명 이상 250명 이하로 구성돼 있고 무작위로 추첨된 현안위원 15명은 회부된 특정 심의안건에 대해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심의·의결한다.
이 지검장은 2019년 6월 안양지청이 이규원 검사가 피의자가 아닌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해 불법으로 출국금지를 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하자 반부패부를 동원해 ‘불법출금’ 수사를 막은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수사심의위에서 당시 수사 자료 등을 토대로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출금 의혹 수사를 중단하기 위한 외압을 행사했다고 강조했다.
이 지검장은 직접 참석해 부당한 외압을 가하지 않았다며 검찰이 ‘표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으나 현안위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한편, 외부전문가도 이 지검장의 기소가 필요하다고 권고하면서 곧 예정된 검찰 인사에서 이 지검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고검장 승진도 쉽지 않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