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발목 인식표 분리, 체중 변화 등 바꿔치기 명백”
피고측 “유전자 검사 오류 있을 수 있어…사례 제출하겠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빈집에 방치된 채 숨진 구미 3세 여아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 측은 “검찰이 제시한 유전자(DNA) 검사 결과 등 증거에 동의하지만, 그것이 출산 사실을 증명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석씨 변호인은 11일 오후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서청운 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검찰이 신청한 대부분의 많은 증거는 동의하지만 입증 취지는 부인한다"며 "공소사실을 추단하거나 추측한 부분은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선 판사가 “검찰이 제출한 대부분 증거에 대해 피고인이 동의를 했고 일부만 부인한 것으로 정리되는 것 같다”며 변호인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변호인은 “검찰 제출 증거 대부분을 동의하나 수사기관이 추측한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부동의한다”고 답했다.
이어 “마음같아서는 유전자 감식 결과도 부인하고 싶지만 불응한다고 해도 설득력이 없고 소용이 없기 때문에 동의하지만 출산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입장에서는 답답하다”며 “DNA검사 결과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판사는 “그러니까 DNA 검사 결과는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데, 그와 같은 DNA결과로 피고인의 출산 사실을 증명할 순 없다. 뭐 이런뜻인가"라고 물었고 변호인은 "모순되는 입장이지만, 피고인 입장은 그렇다”고 말했다.
판사는 다시 “감정에 관해선 다 같은 입장이냐, 지금 감정으로 제출된 증거가 국과수에서 사망한 여아와 A씨의 20대 딸 B씨(22) 사이의 친자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와 사망한 여아가 피고인과 친자관계에 있다는 그런 취지의 내용인데. 그 부분에 대해선 그렇다는 (동의한다는) 부분이고, 오늘자로 동의된 증거는 채택을 하고 부동의한 부분은 수사기관의 의견이나 개인적인 추측 담은건 부동의한다는 뜻인가”라고 되물었다.
변호인은 “객관적 자료는 동의하되 추측성 수사내용과 공소사실은 부동의한다”고 말했다.
판사는 “결론적으로 피고인 측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해 다 동의하더라도 범죄 성립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정리하면 되나”며 검찰에 추가 증거를 제출할지 물었다.
검찰은 “일단 구두로 증거 말씀해 주신 걸 서면으로 받아서 검토해야 될 것 같다. 부동의 수사부분에 대해선 추후 의견 추가하는 방법으로 추가 입증 계획이 있고, 또 본건 혐의 인정할 수 있는 추가 자료 제출 여부도 검토를 하고 있다”고 했다.
판사는 검사에게 “증거조사에 들어가도 되겠냐”고 물었고 검사는 증거자료를 실물화상기에 올려 확대해 보이면서 설명했다.
증거조사가 시작되자 A씨는 변호사 옆으로 옮겨 앉아 검찰의 증거자료 화면과 검사를 번갈아 바라봤으며 숨진 여아의 사진이 나오자 오른손으로 눈물을 훔치거나 아기의 사진이 사라진 뒤에도 한동안 벽을 응시했다.
증거조사에서 변호인은 A씨가 출산일 이전에 피고인이 출산 및 임신관련 영상을 본 사실 등에 대해서 동의를 했고 유전자 감식결과 친자관계 성립확률이 99.9999998%라는 국과수 감정서 증거가 나오자 A씨는 눈을 크게 뜨고 바라 봤다.
증거조사가 끝난 후 변호인은 “피고인은 마음같아서는 부인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과학적 그 사실은 직접적으로 부인하거나 하면 받아들여지거나, 그럴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저희로선 답답한 심정이다”며 “그 부분(검사결과)에 대해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거듭 항변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이랑 약취유인하고 관련돼 피고인이 출산을 했다던지, (숨진 아이가)피고인의 친자라고 설사 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하고는 추가로 증거가 되어야 할 상황이 많이 있다”며 “피고인이 (범죄행위)그 주체자인가 피해자인가 하는 점에서도 확실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면) 출생후 열흘이내에 해야 표시가 안날텐데 그럴려면 4월 2일 탯줄에서 시료를 채취한 날 이전에 아이가 바꿔치기 됐어야 이해가 되는데 수사 내용에는 그런 부분은 다루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혼자서 출산을 했다면) 그 긴 시간 동안 어떻게 아이를 데리고 있었으며 어떻게 (사실이 알려지지 않게) 관리했는지도 의문이다”며 “(유전자 감식 결과를)부동의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 동의했지만 납득이 쉽게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사는 “A씨는 두번 출산과 두번 낙태 경험이 있다. 출산전력에 비춰 피고인은 3월에 충분한 출산을 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며 “피고인의 출산이 인정되는 이상, 바꿔치기에 대해 피고인이 그걸 몰랐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이 이 범행에 무관하게 개입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했을 것이라는 건 합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막연한 추측에 불과하다”며 “피고인이 출산한 아동은 정상적으로 병원 진료도 받지 못하고 그 사실을 감춰야 해서 충분한 영양 조치도 받지 못에 미숙하게 태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명백하게 확인될 수 있는 부분은 이전에 출생한 아기가 영양이 부족했기 때문에 (산부인과 있던 아기의) 몸무게 변화가 분명히 있다. 바꿔치기 했다는 증거는 명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DNA 감정 결과에 대해 의문을 표시할 것 같은데, 사실 피고인의 자녀 B씨가 출산을 두 번 했다. 두 번째 출산 자녀는 B씨와 출산 관계가 성립하는 걸로 나왔다. B씨가 특이 체질이거나, DNA감정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면 합리적인 근거 없는 막연한 주장이다”고 덧붙였다.
판사는 다음 기일과 관련해 의견을 물었고 검사는 한 달 정도를 달라고 요청했으며 변호인도 동의해 다음 기일을 다음달 17일 오전 11시 10분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