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문체부·협회, 학교 폭력 수습에 적극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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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문체부·협회, 학교 폭력 수습에 적극 나서라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1.05.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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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스포츠계가 유명 선수의 과거 학교 폭력 의혹이 폭로되면서 발칵 뒤집혔다. 여자배구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로 시작된 학교 폭력 폭로는 남자 배구를 비롯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로도 번졌다. 학교 폭력이 폭로되자 해당 선수가 속한 구단 및 프로 연맹 등은 진상 및 전수 조사 등 수습에 나섰다. 의혹에 연루된 다수의 선수들은 무기한 출전 금지, 일부 선수는 선수 생활까지 은퇴했다. 최근에는 과거 일에 대한 진실 규명을 놓고 경찰 고발 및 소송전으로까지 번지면서 기약 없는 싸움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학교 폭력을 막는데 앞장서야 할 각 종목 협회의 미온적 대처는 아쉬운 부문이다. 특히 협회는 별도 자체 조사도 없이 여론 강도와 피해자 진술, 구단의 조사 내용 등에 의존한 국가대표 영구 제명 등 강력한 징계에만 우선을 두는 모습이다. 지난달 대한배구협회는 학교 폭력 의혹 진실 여부 해소 노력과 책임도 없이 회피하는 자세를 보였다는 이유로 오한남 협회장이 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 당했다. 일반적으로 해당 종목의 협회는 산하의 초·중·고·대학 연맹 등 아마추어를 관장하고 국가대표팀을 지원한다. 학교 폭력은 협회가 관장하는 초·중·고교 시절에 발생하는 만큼, 철저한 진상 파악 및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오히려 성인이 활동하는 프로배구를 총괄하는 배구연맹과 구단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학교 폭력 수습과 함께 시스템부터 새롭게 다져야 한다. 지난해 8월 문체부 주도하에 스포츠윤리센터가 출범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스포츠계 인권 침해와 비리를 조사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상담, 법률지원 및 전문기관 연계, 인권 침해·스포츠비리 실태조사 및 폭력 등 예방 교육 등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런데 이번 학교 폭력 문제 해결의 중심이 돼야 할 스포츠윤리센터는 인사 특혜시비 등 논란만 야기했고,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3월 이숙진 초대 이사장이 사임하는 촌극도 나왔다.
문체부는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이은정 전 경찰대 학장을 새 이사장으로 임명했다. 학교 폭력의 진상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기구가 수장 없이 한 달 이상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다. 또 지난 2월 ‘학교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 보호 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지만, 개선안 대부분이 사후처방식 징계성 대책에 그쳐 실효성에 자체가 의문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학교 폭력을 저지르면 처벌 정도에 따라 일정 기간 대회 출전이 금지되며, 퇴학 처분을 받은 고등학생은 선수 등록이 원천 봉쇄된다. 내년까지 구축되는 통합 징계 정보 시스템에는 학교 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항이 포함되도록 추진한다. 프로 스포츠의 경우 신인 선수 선발 시 학교 폭력 이력이 없음을 확인하는 서약서도 받는다는 것이 문체부의 주요 학교 폭력 근절 방안이다. 이러한 방안은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줄 수는 있지만 폭력을 저지른 시기와 환경을 막기 위한 실질적 대책은 아니다. 더불어 학교 폭력을 저지른 선수에 대해 무작정 강경한 처벌을 내린 것도 과연 옳은 것인지도 의문이 간다. 물론 학교 폭력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하며 엄연히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미 십 여년 전에 일어난 일이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공소시효도 사실상 끝났다. 선수들은 도의적임 책임 때문에 한창나이에 경기 출전이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앞으로 또 다른 피해 선수가 나올 수 있다. 당연히 폭력을 저지른 일에 대한 반성과 처벌은 필요하다. 다만 징벌적 성격의 강경책 외에 해당 종목에서 봉사활동 등을 통해 과거 잘못을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등 폭력 선수에 대한 수습방안 마련도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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