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5%에서 2.3%로 낮춰… 신용등급은 유지
“국가 채무 증가는 재정운용상 위험”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낮춰 잡았다. 국가신용등급은 유지했지만 인구 고령화에 따른 위험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지난 22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 신용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잠재성장률(potential growth)은 기존의 2.5%에서 2.3%로 0.2% 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력과 생산 설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기를 과열시키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장세를 뜻하며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용된다. 잠재성장률이 낮은 상태에서는 경기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피치는 한국의 재정 분야 파트에서 잠재성장률을 “급격한 인구 고령화가 중기적으로 성장에 대한 압력을 주고 있다”며 “이에 따른 지출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국가 채무 증가는 재정운용상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유엔인구기금이 발표한 2021년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합계출산율은 1.1명으로 2년 연속 세계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번 발표는 최근 피치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경제 전망을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이를 신용평가에 인용한 것이다. 신용평가기관이 특정 국가 경제성장률을 예측할 때는 주로 실질성장률을 기준으로 쓰는 만큼 잠재성장률 자체를 수치로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올해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국의 잠재성장률도 2.33%로 전년 대비 0.11%p 떨어졌다. 2000년대 중반까지 4%대를 유지하다가 2009년 3%대로 하락했고, 2018년 2.9%를 찍은 이후 3년 만에 2.3%대까지 하락한 것이다.
“국가 채무 증가는 재정운용상 위험”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미 지난해 2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4.7%(2001~2005년)에서 3.0%(2016년~2019년)로 하락한 속도가 OECD 국가들 중 8번째로 빨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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