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불균형 성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자 서민경제의 신음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준금리를 0.5%까지 낮췄던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1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당시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근거로 △경기 회복세 지속 △물가상승 압력 △금융불균형 누적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물가는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서비스 가격 상승폭까지 확대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 또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자 이른바 ‘영끌’이나 ‘빚투’가 성행하면서 가계부채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반면 실물경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민간소비가 다소 둔화됐지만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고용도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4% 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처럼 코로나 4차 확산에도 국내 경제가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추세니 가계부채 급증에 제동을 걸고 통화량을 줄여 물가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인상 폭이 실물경기에 제약을 주는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 4차 확산으로 경기회복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다소 성급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정부는 “8월부터 4차 확산의 (실물경제에 대한) 파급영향이 일정 부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홍남기 경제부총리 8월 12일 비상경제회의 발언) 또 “최근 방역 강화 조치 등으로 8월 고용부터는 시차를 두고 충격 여파가 반영될 것”(홍 부총리 8월 11일 페이스북 글)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특히 현재의 경기회복세가 대기업과 온라인 소비 등에 집중된 불균형 회복이란 점이 문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실이 분석한 신한카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카드 승인액은 14조517억원으로 전년 동월(13조1265억원) 대비 7.0% 늘었고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7월과 비교하면 11.4% 증가했지만, 도소매업은 급증하고 숙박·음식점업은 급감하는 등 업종별 양극화가 뚜렷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상 단행은 내수를 위축시키고 특히 숙박·음식점업 등 취약분야에 피해를 집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