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신수정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처벌 1호’에 오르지 않기 위해 1~2월 시공 일정을 연기하는 건설업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오는 27일 중대재해법 시행을 전후해 현재 진행중인 건설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달말부터 내달초까지 설연휴를 포함해 2~3주간 공사를 중단하는 건설현장이 속출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1일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의 원인으로 ‘부실 공사’가 지목되면서 건설사들은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이 설 연휴 전후 공사를 중단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운동으로 활동한 경동건설 추락사 사망 고(故) 정순규 씨의 유족 정석채 씨는 “중대재해법 1호 오명 뒤집어쓰지 않으려고 1~2월 공사 일정을 취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참여연대, 민변 등 중대재해법 제정 운동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공공여히 알려진 이야기라고 밝혔다.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처음 발생한 사고와 시공사는 계속해서 중대재해법 개정 촉구와 관련한 목소리를 낼 때마다 언급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중대재해법 처벌 1호’ 기업이 되면 법률상 기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바라보고 있어 건설사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실제로 대형 건설사 관계자 A씨는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은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 온·오프라인 건설현장 안전점검망 구축, 현장 안전관리 전문가 고용 및 전담부서 개설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A씨는 “하지만 현산의 붕괴 사고로 인해 정부 및 지자체와 시민단체들의 감시망이 더욱 강화됨은 물론, 시장에서의 신뢰도도 덩달아 타격을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부동산 리서치업체 관계자 B씨는 “사고의 심각성과 중대재해와 관련된 건설현장 안전에 관한 지적이 계속돼왔던 만큼 건설사들에게 요구되는 안전성을 앞으로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