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국고채 금리가 3년물 기준 4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긴축 움직임 속에 우리나라 정부도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증액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3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237%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8년 5월 21일(연 2.2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금리는 1.9bp 상승한 연 2.638%로 2018년 6월 18일(연 2.6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4.8bp, 5.0bp 상승해 연 2.466%, 연 2.045%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2.675%로 3.6bp 올랐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5.7bp, 5.9bp 올라 연 2.616%, 연 2.562%를 기록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채권시장의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종가 기준 2019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9%대로 올라섰다. 미국의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이날 장중 진행된 3조9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30년물 입찰도 금리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이 시장 안정을 위해 이날 2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단순매입했으나 금리 상승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도 재정 여력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나타낸 바 있다. 피치는 “한국이 단기적으로 국가채무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국가채무비율 전망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중기적 관점에서 신용등급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상보다 더 긴축적인 연준 행보가 실현될 것이라는 우려는 미국 장단기 금리 상승을 자극할 요인”이라며 “3월 Fed까지 연준 금리 인상 폭에 대한 경계가 이어지며 국내 채권시장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작년 하반기와 달리 시장 안정에 적극적인 한은의 모습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여전한 금리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