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시위에 발목잡힌’ 구자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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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시위에 발목잡힌’ 구자홍
  • 나정영 기자
  • 승인 200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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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왕따 해고자' 그룹 총수 고발한 내막

정씨 "검찰, 형사소송법상 절차 무시 구 회장 불기소 직권남용"
김씨 "위장전입 등 의혹 고발,  4개월 동안 구 회장 조사 안해"

구자홍 LS그룹 회장(전 LG전자 회장)이 무고(없는 사실을 거짓으로 꾸며 남을 고발하거나 고소함)와 부동산 투기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 당 한 것이 '매일일보'이 취재 결과 확인됐다. 그룹 총수를 고소 "고발한 장본인들은 '사내 왕따'를 인정받아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바 있는 정국정(40, 전 LG전자 직원)씨와 직장 동료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왕따)에 시달리다 왕따 스트레스와 음독자살 시도 후유증으로 장애인이 된 아들을 대신해 경남 마산에서 서울로 상경해 3년째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미숙(가명)이다.정씨의 경우 자신을 왕따 메일 위조범으로 고소(2000년)한 장본인인 구 회장이 지난해 10월 왕따메일 고소 사건에 전혀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 서울남부지검 모 검사의 자의적인 판단이었다고 강변했다.정씨에 따르면 LG전자는 2000년 2월 정씨를 해고시키고 같은 해 7월 정씨가 '사내 왕따'로 산재승인을 받자, 정씨를 '왕따메일' 위조범으로 고소하고, 산재취소 청구소송까지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서울지법은 정씨의 사문서(왕따 메일)위조죄에 대해 2003년 6월11일 무죄를 선고(확정)했으며, 또한 서울고법은 LG전자의 산재취소 청구를 '기각'하고 정씨의 산재를 인정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제9형사부)은 지난 1월 20일 직장 상사의 지시를 받고, 왕따 메일을 발송한 김아무개(39. LG전자)를 모해위증(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해 피고인, 피의자 또는 징계혐의자에게 모략을 써서 해칠 목적으로 죄를 범함) 혐의로 법정 구속했다. 반면 검찰은 정씨에 대한 고소장에 고인인으로 구 회장의 이름이 적시되어 있고 또한 구 회장의 고소위임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 회장은 '왕따메일' 고소와 무관하다며 2003년 12월 불기소 했다. 이에 대해 서울고등검찰청은 정씨의 항고이유를 받아 들여 구자홍의 무고 피의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명령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검은 피의자인 구 회장에 대해 형사소송법상 정해져 있는 피의자신문조서도 작성하지 아니한 채, 지난해 10월22일 불기소 처분했다는 게 정씨의 주장이다.그 후 정씨는 새로운 범죄사실을 발견하고 구 회장은 물론이고 같은 회사 상무와 부장 등 3인에 대해 무고 등의 죄명으로 지난 4월2일 서울중앙지검에 재고소장을 제출했다.이에 대해 정씨는 "서울고검이 재기수사명령을 지시했지만 검찰은 지금까지 한 번도 구 회장을 소환 조사하지 않았다"면서 "조사 한 번하지 않고 무슨 연유로 3차례에 걸쳐 불기소 처분을 내렸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항변했다.그는 또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구 회장을 단 1차례도 검찰에서 출석을 시키지 않는 것은 검사의 직권남용" 이라고 주장했다.

위장전입. 땅 투기 의혹 고발

구 회장을 부동산 투기 혐의 등으로 고발한 또 다른 장본인인 김미숙(가명)은 LG투자증권에 근무하던 아들 노영호(32)가 왕따 스트레스와 음독자살 시도 후유증으로 장애인이 되었다고 주장하며 경남 마산에서 서울로 상경 3년 째 LG그룹 본사와 대검을 오가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김씨에 따르면 아들 노씨는 지난 2002년 4월 새로 옮긴 부서에서 동료들로 부터 따돌림을 당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시달리던 중 음독자살을 시도했다. 노씨 가족들은 서울대 상대 출신인 노씨에게 부서 동료들은 "서울대 나왔으면서 이것도 모르냐"라는 비아냥과 함께 집단 따돌림을 했다고 한다. 구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에 근무할 당시 노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손목동맥절단과 음독 등 두 차례에 걸쳐 자살을 시도했다. 응급처치를 빨리해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음독 후유증으로 현재 노씨는 시각장애 1급판정을 받았으며, 가족의 도움 없이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다는 게 노아무개 가족들의 설명이다.

노씨의 가족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했지만 '왕따'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공단측은 산재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행정법원에서 심리중인데, 증인으로 채택된 LG전자 황 모 상무가 법정에 출석을 하지 않아 공판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씨는 구 회장이 지난 80년대 경기도 이천시 모 지역에 위정전입해 땅 투기 등을 한 의혹이 있다면서 범죄 사실을 밝혀달라며 지난 4월1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검찰은 구 회장 위장전입 고발건에 대해 벌금 2백만원 각하처리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위 2가지 사건은 공교롭게도 서울남부지검에서 구 회장에 대해 불기소 처분한 후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되어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가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서초동의 한 법조인은ꡒ아무리 대기업 회장이라 하더라도 무고 피의사건에 대하여 피의자 조사도 하지 않고, 불기소 처분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ꡓ고 지적했다.구 회장의 위장전입  땅 투기 의혹사건에 대해서도 "고발 후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7월7일 대검찰청에서 "부동산 투기사범과 전쟁"을 선포한 바 있어 이번 사건으로 구 회장에 대한 검찰의 조사를 이루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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