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건축 규제완화의 첫사례로 잠실 재건축계획이 통과하자 최근 수년간 표류해온 여의도와 용산의 개발계획에 물꼬를 틀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의 경우 여의도 삼부아파트 역시 지난해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했으나 통합재건축 문제로 보류됐다. 서울시가 목화아파트와의 통합 개발을 권장하며 신통기획 적용을 보류한 것이다. 이에 최근 서울시에 신통기획 적용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신속통합기획은 민간주도 개발에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해주는 제도로,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 인·허가 절차와 기간을 간소화했다.
서울시는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한강변에 접한 목화아파트 부지를 기부채납해달라는 삼부아파트와 목화아파트에 제안했지만 목화아파트는 한강뷰 확보 문제로 단독 재건축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의 재산권 행사가 우선이기 때문에 시가 단지를 결합해 공동개발하는 것을 끝까지 강제하거나 유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여의도 개발은 시장의 질서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서울 용산구 주택 재건축 사업장은 현재 13곳이다. 이곳은 35층 규제로 인해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전면 무산되며 재건축 사업의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용산구 서빙고 신동아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사업 신청을 했지만 일부 주민 반대로 재투표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신청이 보류됐다. 신동아아파트는 최근 논의가 재개되며 총회 의결을 거쳐 지난달 용산구청에 신통기획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35층 높이 규제’의 폐지를 주장해온 만큼 이들 지역에도 재건축 진행 상황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 2014년 수립한 ‘2030서울플랜’에서 한강변 아파트의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하며 용산과 여의도를 포함한 서울 주요 한강변 재건축 단지 정비사업이 지연돼 왔다.
그간 오 시장은 ‘스피드 주택공급’을 1순위 공약으로 내세우며 “서울시에만 존재하는 한강변아파트 35층이하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또한 오 시장은 오는 6월 진행되는 지방선거 전까지 35층 높이 제한 폐지가 담긴 ‘2040서울플랜’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대감이 커지자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에서는 68층 계획을 내놨다. 만일 35층 높이 제한이 폐지된다면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도 68층으로 추진이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