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치료제 개발·공급 확대로 현장 혼란 진화 나서
신풍제약·일동제약 '국내산 치료제' 긴급승인 코앞
셀트리온 '팍스로비드·몰누피라비르' 복제약 생산
[매일일보 이용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급증하며 코로나19 치료제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공급에 속도를 내며 수급 부족 사태 진화에 나섰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도권 등 인구 밀집지역에서는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와 주사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물량 부족으로 처방전을 받고도 약을 구입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의료계는 일일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수요가 증가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지난달 방역당국이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의 신규 공급을 중단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방역당국은 “렉키로나주는 델타변이에는 치료효과를 보이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치료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공급 중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치료제 품절 사태에 대해 고재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소통팀장은 최근 “일시적 수요 급증으로 일부 물량 부족 현상이 일시적 발생했을 뿐”이라며 물량부족 사태가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의료계의 시각은 다르다. 일각에서는 치료제 뿐 아니라 진단키트, 감기약·해열제 등 가정용 상비약까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아직까지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정부가 손놓고 있는 사이 사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국내 제약사들이다. 제약사들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공급 사업을 확대하고 기존 치료제 복제약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신풍제약과 일동제약은 치료제 상용화가 임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은 지난 7일 "임상시험 전담 생활치료센터에서 신풍제약과 일동제약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3상 참여자 등록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은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정’과 일동제약과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경구치료제 ‘S-217622’ 등이다.
신풍제약의 피라맥스정은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상으로 다국가 임상 시험을 승인받은 바 있다. 지난 4일에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정의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신풍제약의 최근 성과에 업계는 수개월 내에 피라맥스정이 방역당국의 긴급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동제약은 국내에서 S-217622의 2b상과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파트너인 일본 시오노기제약은 지난 1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아 제품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업계에서는 일동제약이 2상 결과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JW중외제약은 정부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중증 치료제 ‘약템라’의 지속적인 공급 계획을 밝혔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물량 증가로 품절 이슈가 있지만 3월과 6월, 7월 등 순차적으로 5만 바이알 정도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절염 치료제인 약템라는 코로나19 중증·위중 환자들의 사망률을 낮추고 입원 시간 단축효과가 높아 지난해부터 일부 현장에서 치료제로 활용해 왔다.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팍스로비드의 복제약 생산도 국내 2개 기업이 담당하게 돼 수요 부족은 한층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UN 산하 국제의약품특허풀(MPP)이 팍스로비드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생산기업으로 한국의 셀트리온과 동방에프티엘을 선정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완제품을, 동방에프티엘은 해당 의약품의 주원료인 ‘니르마트렐비르’ 생산을 맡게 된다.
셀트리온은 미국 머크(MSD)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제네릭 제품 위탁 생산 입찰에서 한미약품과 함께 선정된 바 있다.
기업의 치료제 개발·공급 성과와 관계없이 정부가 유통 체계 개선 요구도 나온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정부가 치료제의 지역별 수요를 먼저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공급을 조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