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완화를 예고해 다주택자를 보는 정부의 시선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12일 인수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다주택자라고 무리하게 규제하는 게 과연 맞는지 더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 다주택자를 강력한 규제로 묶은 현 정부와는 다른 정책을 펼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위는 새정부 출범후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를 시행하고 향후 부동산 세제 정상화 과정에서 다주택 정책 자체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새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도 다주택자에 대한 인식은 윤 당선인과 비슷하다.
추경호 후보자는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는 해법을 잘못 찾았다”며 “투기 수요 억제라는 미명으로 부동산 세제를 과도하게 동원해 국민에게 부담을 주고 이를 통해 집값을 잡겠다는 접근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 세제를 과도하게 동원해 국민에게 부담을 주고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자를 갈라치기 하면서 접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렇게 인위적으로 누르면 단기간 버틸 수 있지만 밑에서 부작용이 끓고 결국 폭발한다. 부동산 시장 불안 요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추 후보자는 지난 2020년 8월 20일 국회 기재위 정책 질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다주택자가 전부 범죄자냐, 투기꾼이냐”며 “대한민국 임대주택은 공공이 7% 안팎을 공급하고, 나머지 전·월세 주택은 민간에서 공급한다”고 다주택자의 주택공급기능을 강조했다.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보고 무거운 세금을 매기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부동산 전문가들도 비판적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명예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규제가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풍선효과들이 있는데, 규제 압박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거래를 위축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다주택자를 투기 세력으로만 보는 정부의 인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다주택자에 대해 규제만 하지 말고 일부 인센티브라도 주면 전세난 해결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