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전설의 영화감독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의 영화 '네이처'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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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전설의 영화감독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의 영화 '네이처' 상영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2.04.27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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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거장이 15년 동안 공들여 완성한 작품
2020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초연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스 부문에 전설적인 영화감독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Artavazd Pelechian)의 영화 '네이처(NATURE)'가 상영된다. 2020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는 영화 '네이처'는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독일 남서부의 카를스루에(Karlsruhe)에 위치한 ZKM 필름인스티튜트가 2005년에 의뢰한 것으로, 높은 명성에 비해 필모그래피를 자주 접할 수 없었던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 감독이 15년간 공들인 작품이다. 
Artavazd Pelechian, La Nature, 2020 – 영화 속 스틸 이미지 ⓒ Artavazd Pelechian 영화 '네이처' 스틸 컷
Artavazd Pelechian, La Nature, 2020 – 영화 속 스틸 이미지 ⓒ Artavazd Pelechian 영화 '네이처' 스틸 컷
영화는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과의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의 강력한 유대 관계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 감독은 Un Art Populaire [A Popular Art](2001년), Ce Qui Arrive [Unknown Quantity](2002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설립 30주년을 기념한 Les Habitants [The Inhabitants](2014년) 및 부에노스아이레스(2017년)와 상하이(2018년)에서의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컬렉션 전시에서 자신의 영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1993년 영화 라이프(Life) 이후 오랜 공백 기간을 가진 감독은 단순한 제목의 새로운 영화 '네이처'로 돌아왔다. 이 영화를 통해 그는 다시 한번 인간 세계와 그들을 둘러싼 환경의 아슬아슬한 동거에 대해 다룬다.
영화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이미지들은 디지털로 수집된 것으로서, 자연 혹은 이 사회를 지속적으로 강타하는 흔들림 속에서 발견한 흔적들을 담아냈다.  화산 폭발, 지진, 쓰나미가 영화의 시각적인 결을 형성하고 웅장한 자연 풍경이 배경을 이룬다. 시각적 애가(visual elegy)라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모든 인간의 야망을 초월하는 무자비한 자연의 우월함을 단호하게 인정한다. 이를 통해 영화감독은 인류가 스스로 자초한 생태 파괴로부터 결코 안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려는 듯하다. 그는 영화에 대해 "저는 영화가 이 세상 언어로는 절대 옮길 수 없는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마치 다양한 언어로 나뉘기 전인 바벨탑으로 돌아간 것처럼 말이죠"라고 전했다.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 감독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 감독
아르메니아에서 태어난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은 1964년과 1993년 사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그의 작품 대부분을 제작했다. 그는 30년 넘게 소련 시스템의 중심부에서 아홉 편의 독창적인 중단편 영화를 선보였다. 이는 극도로 제한된 흑백의 다큐멘터리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이미지들은 작가가 직접 촬영한 장면과 아카이브에서 추출된 것을 늘이고 재구성하고 반전하는 재작업을 통해 허구와 다큐멘터리 간의 전형적인 경계를 허물며 진정한 시각적 운문을 만들어냈다. 탄생, 도피, 동물의 삶 등 보편적인 주제를 채택한 각각의 작품은 영화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언어가 있다는 그의 믿음을 여실히 증명한다. 어떤 내레이션도 없는 그의 스타일은 이미지와 사운드를 섬세하고도 정교하게 동일선상에 놓는다.  대화, 배우, 스토리라인 없는 감정의 시네마(cinema of emotion)라 할 수 있는 그의 작품은 인간의 상황을 예리하면서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도록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매력적인 서정미를 전한다. 1980년대 초 처음에는 영화 평론가 세르주 다네(Serge Daney), 그리고 이후 고다르에 이르기까지 서양 세계에 놀라움을 불러일으킨 그는 세계 영화 업계의 위대한 인물로 자리 잡았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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