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사태‧인도 수출금지 등…주요 원자재 공급 불안
4인 가족 밥상 물가 전년比 9%↑…공공요금도 인상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글로벌 인플레이션 쇼크에 물가가 널뛰고 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및 공급망 차질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물가는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비 8.3% 올랐다. 시장 전망치 8.1%를 상회한 수치다.
또한 인도의 팜유‧밀 수출 금지 조치로 국제 곡물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인도는 전세계 팜유, 밀 생산량 각각 1, 2위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이다. 정부 및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보다 더 오래갈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글로벌 원부자재 생산 및 수급 불안정은 국내 경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8% 올라 2008년 10월 이후 13년6개월 만에 상승률이 최고 수준을 보였다. 두 달 연속 4%대 상승이다.
장바구니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15일 한국소비자원 물가정보 사이트 참가격을 통해 4인 가족의 집밥 한 끼 비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달 장바구니 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9% 비싸진 16만3495원이다. 같은 메뉴로 장을 보더라도 지난해(16만3495)보다 1만4768원이 더 드는 셈이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골라 작성해, ‘체감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5.7% 올라 2008년 8월(6.6%)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상품별로, 석유류(34.4%)와 가공식품(7.2%)을 비롯한 공업 제품이 7.8% 올랐으며, 3월에 오름세가 주춤했던 농축수산물도 축산물(7.1%)을 중심으로 1.9% 상승했다. 수입 쇠고기(28.8%), 돼지고기(5.5%), 포도(23.0%), 국산 쇠고기(3.4%) 등도 비싸졌다. 다만, 파(―61.4%)와 사과는(―23.4%) 내렸다.
전기·가스·수도는 6.8% 치솟았다. 전기요금 인상률은 11.0%, 도시가스 2.9%, 상수도료 4.1% 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외식 등이 포함된 개인서비스가 4.5% 올랐고 공공서비스도 0.7%, 집세는 2.0% 올랐다.
정부는 당분간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고유가 부담완화 3종 세트’ 법령을 신속 개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고용회복 지속,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소비 제약요인이 일부 완화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및 공급망 차질 장기화 등으로 투자부진, 수출회복세 제약이 우려되고 물가상승세가 지속 확대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