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조현경 기자] 한국과 미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경제·기술 동맹과 글로벌 동맹 시대를 활짝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동맹을 기존 안보 중심 동맹에서 공급망·원전·우주 등 전략적 경제·기술 동맹으로 확대 발전시킨다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반도체, 배터리, 핵심광물 등 주요 품목의 공급망 재편과 원전·우주 분야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한미 동맹을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기존 문재인 정부에서 한미가 합의했던 ‘포괄적 전략동맹’을 글로벌 범위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고, 올해 안에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에는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와의 연계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미다. 대통령실은 “금년 중 적절한 계기에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를 추진한다”며 “쿼드 협력을 위해 미국은 물론 일본, 호주, 인도와의 협의를 본격화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동북아 중심의 외교를 넘어 핵심 전략 지역인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우리 외교의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신정부의 의지를 천명하겠다”고 했다. 다만, 미국 측은 당장 쿼드에 한국을 추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대중국 봉쇄망 성격을 띠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의 일본 방문 도중 출범이 공식화될 IPEF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경제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사실상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대중국 봉쇄망 구축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이에 벌써부터 중국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견제에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임기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인민망)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 한미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처음으로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하여 가용한 모든 범주의 방어역량을 사용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명시해 북한의 핵 위협에 핵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사실상 공식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