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여름철 기온 상승과 6월 하순에서 7월 초순 무렵 예상되는 장맛비의 영향으로 과수화상병균(이하 화상병균)의 감염·전파가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해 농촌진흥청은 과수원 내 물길(배수로) 정비와 매몰지 토양유실 방지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화상병균은 습도가 높고 온도가 섭씨 25~27도가 되면 점액 형태로 유출된다. 화상병균은 빗물을 타고 흘러 다른 나무로 이동하거나 가위나 톱, 장갑 등 작업 도구에 묻어 나무 간 감염을 일으키고 다른 과수원으로 전파될 수 있다. 또한 건조한 환경에서는 점액이 길게 늘어지며 바람에 의해 확산되기도 한다.
이에 대비해 사과·배 재배 농가는 장마 전 미리 물길을 정비하고 다른 과수원으로 빗물이 흘러가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또한 비가 오거나 그친 뒤 바로 과수원에 들어가 농작업을 하면 작업 도구나 작업복이 화상병균에 오염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비가 그치고 과수원 내 빗물이 완전히 빠진 뒤 출입한다.
매몰이 끝난 과수원은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흙이 쓸려 내려갈 수 있으므로 매몰지 경사지에 비닐 덮개를 덮어주고 물길을 정비해 빗물이 다른 과수원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이달 7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전국 사과·배 과수원 및 묘목장을 대상으로 ‘과수화상병·가지검은마름병 2차 발생 조사’를 실시한다. 이 기간동안 대상지별 병 발생 실태를 추가 조사하고, 농가의 실천사항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 아울러 과수화상병 발생 위험도가 높은 과수원 또는 기주 관리 방법 등을 전문적으로 지도(컨설팅)한다.
지난 8일 기준 과수화상병 발생 현황은 전국 146농가 67.4헥타르로 파악됐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발생 농가는 약 54% 감소했고, 발생면적은 약 55% 줄었다.
하지만 비가 연속해 내린 이후 온도와 습도가 오르기 시작하면 과수화상병 발생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으므로 과수농가에서는 자가 예찰을 강화해야 한다.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해당 시군농업기술센터나 전국 병해충신고 대표전화로 신고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과수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부터 사전 예방 및 집중 방역관리로 대응체계를 개편해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12~3월) 전국 사과·배 나무 궤양 제거 완료 △중앙-지방 농촌진흥기관 합동 예찰 및 의심 주 집중점검 △과수화상병 발생 예측모형 활용 적기 방제 및 약제 방제 확대 체계를 구축했다.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 노형일 과장은 “해마다 비가 연속해 내린 이후 과수화상병 발견 신고가 증가하고, 7월 하순부터 9월까지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양상을 보인다”며 “올해 추석은 여느 해보다 일러, 명절 성수품인 사과·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농가에서는 장마기 과수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