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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정치권에서 종합부동산세 개편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가 7월중 종부세 개편안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여당과 야당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종부세 감세법안 마련을 경쟁적으로 서두르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종부세 개편 흐름은 크게 2가지다. 부과 기준금액을 상향조정하는 것과 다주택자 중과제도 손질이다. 여야 모두 이번 기회에 과도한 종부세 부담을 줄여서 부동산민심을 잡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입장과 내용에서 큰 차이가 있어 국회에서 어떻게 결론이 날지 관심이다.
여당인 국민의 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한 ‘보유세 개편’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중장기적인 목표는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하는 보유세 전면 개편이지만 이번에는 국회에서 여당과 협의해 처리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개정법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공시가격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아파트값 급등으로 서울 강남은 물론이고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웬만한 곳의 30평대 아파트 한 채만 소유해도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되는데 이런 경우를 확 줄이겠다는 취지다.
야당인 더붏어민주당은 여당의 종부세 개편 방향에 대해 ‘부자 감세’라며 반발하면서도 부동산 민심을 고려해 감세방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억울한’ 종부세 부과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없는지를 살펴서 이번에 수정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비싼 집을 가진 사람은 종부세 대상이 아닌데 싼 집 2채를 갖고 있다고 다주택자로 분류돼 세금이 중과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다주택자에 대한 공세한도를 6억원에서 11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사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사람들이 종부세 중과 대상으로 분류되어 무거운 세금을 내는 경우는 없도록 하자는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여당과 야당 모두 공감하고 있다.
종부세를 개편하려면 국회에서 종합부동산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등을 개정해야한다.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개정법안을 마련해 상정하겠지만 국회를 야당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협치’를 통하지 않으면 개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당과 야당은 오는 9월 국회에서 종부세 개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만일 여당이 집권당이라고 독주를 하거나 야당이 의석수를 믿고 발목잡기를 한다면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때보다 더 냉혹한 부동산민심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
‘비싼 집을 가진 부자가 세금을 더 많이 내야한다’는 주장에는 대부분 국민이 동의한다. 그러나 종부세가 ‘징벌적인 부유세’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서울에 집한채 있는데 집값이 급등하는 바람에 종부세 대상이 된 사람들은 징법적 세금을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적 논리에 따라 편가르기를 하고 비싼집을 보유했거나 다주택자라고 범죄자 취급하는 법이라면 확 바꿔서 ‘대못’을 빼내야 한다. 종합부동산세는 지금처럼 아파트를 여러채 갖고 있다고 세금을 중과하는 법이 아니라 토지, 빌딩, 주택 등 보유 부동산을 통합해 적정한 세금을 매기는 법으로 개편해야 한다.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고, 보유 자산이 많으면 당당하게 세금을 많이 내는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종부세 개편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