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수출 성장률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아
OECD·IMF 등 국제기구도 韓 성장률 줄줄이 하향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민간소비 회복에 힘입어 8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급등한 물가로 인해 민간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큰 데다 수출을 둘러싼 대외여건 불확실성까지 커지며 하반기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질 거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0.3~0.4%를 기대했던 금융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수준이다. 다만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이 흔들리고 있고 2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실제 2분기 수출은 전분기 대비 3.1%나 감소하며,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나쁜 성적표를 기록했다.
수출이 발목을 잡으며 시장의 하반기 전망도 비관적이다. 이날 KB증권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호조는 2분기를 끝으로 3분기에는 둔화 추세로, 4분기와 오는 2023년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여주원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7%, 전년 동기 대비 2.9%로 당사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2분기 성장률이 호조를 나타낸 것은 긍정적이지만 3분기 둔화 이후 4분기와 2023년 1분기 성장률은 전기보다 마이너스로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각에는 변함 없다”고 말했다.
이는 소비의 바탕이 되는 국내총소득(GDI)는 직전 분기 대비는 물론 전년과 비교해 마이너스로 하락한 점, 수입 부담 지속에 따른 순수출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2분기 코로나19가 안정화되면서 이례적으로 소비 확대까지 이어졌지만, 이달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고 전날 10만명 가까이 확진자가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2분기의 소비 호조는 이어지기 어려울 거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국제기구들도 우라나라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는 중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주요국의 통화정책 긴축기조에 물가 상승 폭도 커지며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돼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하반기에 성장률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022년 아시아 경제전망 보충'을 통해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가 각각 2.6% 성장할 것으로 봤다. 4월 전망치와 비교해 올해 성장률은 3.0%에서 0.4%포인트(p) 낮추고, 내년 성장률은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 조정했다. OECD는 지난해 12월 3.0%로 전망했던 것에 비해 0.3%p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6일 밤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발표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IMF는 지난 4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보다 0.5%p 내려 2.5%라고 전망한 바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과 양자 면담을 갖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계 경제 전망이 지난 4월 대비 한층 어두워졌다"고 진단했다.
정부 역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내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앞서 전망했던 성장률 3.1%보다 0.5%p 낮춰 2.6%로 발표했다.
또한 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는 최근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물가상승세가 확대되고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에 따라 경기 둔화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두 달 연속 경기 둔화 우려 진단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악화하고 있어 (하반기)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우리 경제는 높은 물가 오름세, 주요국 성장세 둔화 등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고 수출을 둘러싼 대외 여건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