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감귤 농가의 골칫거리인 화살깍지벌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적인 ‘기생좀벌’을 본격 보급한다고 29일 밝혔다.
화살깍지벌레는 감귤나무 수액을 빨아 먹어 나무 세력을 약화시키는 해충으로, 어른벌레(성충)의 경우 몸이 두꺼운 왁스(Wax)층으로 된 깍지로 덮여 있어 약으로 없애기가 어렵다.
기생좀벌은 화살깍지벌레 몸 안에 약 1mm 크기의 관(산란관)을 찔러 넣어 알을 낳는다. 알에서 태어난 애벌레는 화살깍지벌레 몸 안에서 영양분을 먹고 자라며, 화살깍지벌레를 죽게 만든다.
농촌진흥청은 2020년 기생좀벌 2종의 도입 절차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친환경 감귤 과수원 6곳, 2만4621㎡에 ‘노랑감귤깍지좀벌’과 ‘두줄박이깍지좀벌’ 총 50여 마리를 놓아 길렀다.
연구진이 기생좀벌의 적응성과 방사 효과를 조사한 결과, ‘노랑감귤깍지좀벌’과 ‘두줄박이깍지좀벌’ 2종 모두 국내 감귤 과수원에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또한 다른 곤충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화살깍지벌레에 성공적으로 기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귤 과수원에서 발생한 화살깍지벌레의 45.5%가 기생좀벌에 의해 죽은 것을 확인했다. 화살깍지벌레가 활동한 3개월 동안의 조사 결과, 앞으로 기생좀벌이 번식하면 해충 억제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토대로 오는 8월부터 화살깍지벌레가 발생한 감귤 농가에 농가당 50~100마리의 기생좀벌을 분양할 계획이며, 분양 신청 문의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로 하면 된다. 또한 기생좀벌의 신속한 정착을 위해 지역별 방사 거점을 두고 주변 농가로 자연스럽게 확산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친환경으로 감귤을 재배하는 양인혁 농가(제주시 화북동)는 “기생좀벌이 널리 보급되면 화살깍지벌레로 어려움을 겪는 감귤 과수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김대현 소장은 “기생좀벌뿐 아니라, 친환경 감귤 재배 농가에 적용할 수 있는 해충 방제체계를 발 빠르게 수립해, 감귤 농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