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가파른 금리인상, 글로벌 경기 긴축 분위기
‘경기 민감’ 석유화학, 수요 감소로 실적 악화 우려
하반기 소비심리 악화 시 경기침체 현실화 가능성도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석유화학 업계의 불확실성 리스크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 노선을 유지하면서 수요 위축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도 금리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의 기조가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어렵게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 2분기 고유가에 따른 원가부담과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 위축이 겹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반토막’ 넘게 급감했다. LG화학 2분기 영업이익은 87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고, 롯데케미칼은 2분기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53% 감소한 3539억원에 머물렀다.
석유화학 업계는 대표적 경기 민감 산업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실적이 급격히 올라가고, 경기 둔화나 침체가 올 경우 실적이 뚝 떨어진다. 최근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가 석유화학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9.1%)보다 0.6%p 낮은 8.5%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이 6월을 기점으로 꺾였다는 해석이 힘을 받고 있다. 이에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이 아닌 빅스텝(0.5%p 인상)에 나설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여전히 리스크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상황은 변치 않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일단 CPI 8.5%라는 수치는 전달 9.1%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상당히 높다. 연준의 물가관리 목표는 3%대다. 또한 자이언트 스텝이 28년 만에 단행될 정도로 이례적인 것이지, 빅스텝 또한 여전히 시장을 경직하게 할 만큼 충격요법인 것은 변함 없다.
일각에서는 미국 소비심리가 여전히 낮은 수치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도 높지 않은 미국 소비심리가 하반기에 악화된다면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소비심리를 보여주는 8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55.1로 전달(51.5)은 물론 월가 예상치(52.5)를 웃돌았지만, 가처분소득, 저축률 등의 지표가 낮아지면서 소비심리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긴축 분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심리까지 악화되면 경기가 활력을 잃으면서 석유화학 기업들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