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력해 나갈 것"
北 도발에 시진핑 "한국, 남북관계 적극 개선해 나가길 바래"
[매일일보 신대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15일 인도 발리의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약 25분간 북핵과 한반도 역내 평화와 안정 등을 논의했다. 시 주석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고, 윤 대통령이 제시한 '대담한 구상'에 대해서는 북한이 호응한다면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3년만의 정상 만남임에도 불구, 중국 측의 원론적인 입장만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25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얼마 전 이태원 참사 애도 표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운을 띄운 뒤 "저와 주석님은 지난 3월 통화와 8월 한중 수교 30주년 축하 서한을 교환하면서 새로운 한중협력의 시대를 열어가자는데 공감했다"며 "경제·인적 교류를 포함해 한반도 역내 평화와 안정, 나아가 기후변화와 에너지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리정부의 외교 목표는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평화 번영이고 수단과 방식은 국제규범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자유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데 있어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력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한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이익을 가지므로 평화를 수호해야 한다"며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는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중 양국은 이사갈 수 없는 이웃이며, 뗄수 없는 파트너"라며 "세계가 새로운 격동의 변혁기에 접어들고 국제사회가 전례없는 도전에 직면한 지금, 한중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수 없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 평화를 유지하고 세계의 번영을 촉진하는데 양국은 중요한 책임이 있으며 광범위한 이익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한과 관련해 시 주석은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며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한국 측과 함께 중·한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고 주요20개국(G20) 등 다자간 플랫폼에서의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만들어 세계에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안정성을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에 '미‧중 균형외교'를 당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