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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과 야식이 잦은 연말이다. 내 속이 편안해야 세상도 편안한 법인데 시도 때도 없이 속을 긁어대는 통해 편안할 날이 없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보자. 게다가 치킨과 족발, 피자 등 야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의심해봐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과식이나 고지방식, 커피, 야식 등으로 인한 식습관과 음주와 흡연, 식사 후 바고 눕는 등의 생활 습관으로 인해 쉽게 발병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 증상 중 하나인 신물이 올라오는 것은 위산이 역류한 탓이다. 음식물을 섭취하는 데 있어 식도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입과 위를 연결하는 근육으로 이뤄진 식도는 연동운동으로 음식을 식도 하단까지 운반한다. 이렇게 운반된 음식은 위 안으로 들어가는데, 이때 식도와 위가 연결되는 부분인 ‘분문’을 거친다. 분문은 음식물이 입에서 식도를 통해 내려오는 동안 기계적인 자극에 의해 괄약근이 이완돼 음식물이 위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한다. 위에 어느 정도 음식물이 채워지면 분문은 자연스럽게 닫힌다. 이 때문에 닫힌 분문을 열고 위액이 역류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분문의 조절 기능 이상으로 분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다면 역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바로 신물이 올라오는 것이다. 그런데 위액의 역류가 반복적, 만성적으로 일어나면 강한 위산에 의해 식도에 염증이 생긴다. 이것을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한다.
위산이 역류해 신물이 올라오는 것 외에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쓰림이다. 대개 흉골 뒤쪽 가슴이 타는 듯한 흉부 작열감을 말한다. 역류한 위산이 때로는 성대 부근까지 올라와 목에 이물감을 주기도 한다. 위산이 목에 걸려있으면 목이 잘 쉬고, 기침이 잦아져 만성 기침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음식이 역류해 입 냄새를 유발하기도 한다.
역류성 식도염의 치료는 역류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한 증상을 효과적으로 없애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주로 위산분비를 강력히 억제하는 양성자펌프억제제를 1~2개월 복용하면 증상이 상당 부분 호전된다. 안타깝게도 역류성 식도염은 높은 재발률을 보이므로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높은 재발률을 보이는 역류성 식도염은 일단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선 생활습관이 개선돼야 한다. 비만인 경우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체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복압이 증가하면 위산이 역류할 확률이 높으므로 꽉 끼는 옷이나 복압을 증가시키는 행동은 자제하자. 피해야 할 음식으로는 고지방식과 술, 커피, 카페인이 함유된 차나 초콜릿, 탄산음료이다. 또한 포도나 딸기, 오렌지와 같이 신맛을 내는 과일이나 주스도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