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생존 선택지가 없다”… 기업 절반이 수도권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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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생존 선택지가 없다”… 기업 절반이 수도권 ‘집중’
  • 김혜나 기자
  • 승인 2023.02.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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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수도권 쏠림 현상 보여
지방에서 기업 존속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 필요
지난달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역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역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김혜나 기자] 기업 10곳 중 5곳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역 양극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해결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1일 통계청 ‘산업별 지역별 기업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대다수의 기업은 수도권에 편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기업체 705만6079여개 중 336만3823여개가 서울 및 경기권에 위치했다. 47.67%의 기업이 수도권 소재라는 뜻이다. 
지방에서도 소규모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0년 기준 중소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소재 중소기업 수는 376만9943개로 전체 기업의 51.7%를 차지해 전년 대비 0.4%포인트 증가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반응이다. 대기업과의 협력 관계로 대부분의 이익을 창출하는 중소기업의 특성상, 대기업이 다수 분포한 지역에 회사를 세우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다. 지방에 기업을 유치해도 적합한 인력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인구 비중은 수도권 50.3%, 비수도권 49.7%다. 경제활동이 왕성한 20세에서 39세의 청년층의 55%는 수도권에 몰려있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방근무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도 부정적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작년 6월 수도권에 거주하며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 301명을 대상으로 ‘지방근무에 대한 청년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49.2%가 ‘다소 그렇다’, 23.6%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다. 72.8%의 청년 구직자가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셈이다.  이처럼 기업과 구직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이전부터 꾸준히 지적됐다. 정부의 지원 정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1년 기업의 지방 이전과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지역투자촉진보조금의 문턱을 낮췄다. 신청 요건을 영업기간 3년 이상에서 1년 이상으로 낮추고, 직전연도 부채비율이 500% 이상이어도 분기·반기 부채비율이 500% 미만이면 허용했다. 하지만 신청기업 수는 큰 변동 없이 유사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각종 세제 혜택도 준비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7일 2023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수도권 기업이 자율적으로 지방으로 이전하도록 하기 위해 범부처 추진체계 운영을 통해 맞춤형 입지 공급과 자녀교육 등 정주여건 개선, 재정·세제 혜택 등을 논의하고 중점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방교부세와 계약제도를 적극 활용해 지역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기업활동에 수반되는 각종 지자체 재정소요를 교부세로 뒷받침하고, 입찰·계약보증금 50% 인하 등의 지방계약 특례를 연장한다. 지역제한 입찰대상 기준금액도 상향해 지역업체의 공공입찰 참여기회를 확대한다. 다만 이러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장기적으로 회사를 지방에서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만든 지역투자촉진보조금이나 고용위기대응지역 등 금융지원제도가 지역 기업 존속에 큰 도움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가정해도, 가장 먼저 구인난에 부딪힌다”며 “구직자들이 지방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뿌리산업과 제조업 등의 일부 업종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 본부장은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들은 인건비가 싼 외국으로 이전하는 상황이고, 대한민국에서 유치할 수 있는 첨단산업 역시 인력 문제가 결정적”이라며 “아무리 세제지원 등 여러 가지 지원책을 줘도 생산 인력을 줄 수가 없으면 옮길 수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세제지원 등 금융혜택도 필요하지만 인력난 해소가 우선이라며 “기숙사 건설 등 인재 채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보조금 지원 등 필요 인력을 구할 수 있게 돕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그 예로 병역특례산업기능요원의 경우 지방업체 근무 시 우대혜택을 제공하거나, 분야별 외국인근로자 고용 한도의 완화 및 해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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