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정부가 규제 혁신을 골자로 한 ‘자유시장경제’ 복원에 나서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민간 주도의 경쟁과 생상 및 협력을 골자로 한 시장 중심의 경제 체제를 확립하고 있다. 이는 소득주도성장 등을 추진했던 이전 정부와는 크게 다른 행보로, 사회 각계에서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이번달 4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서비스·공공·금융 3대 분야 혁신과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작업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통해 최근 비관적인 수출 부진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는 한국 경제의 경제 생산성을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먼저 현장 중심의 목소리를 청취해 적극적인 규제 개혁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시장경쟁 △지방사업 △산업단지 △중소벤처 등 4대 분야 규제를 집중 발굴·개선하기로 했다. 환경규제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환경개선·국민안전 제고·기업부담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개선과제 발굴에 나선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 추진을 위해 규제혁신 과제 발굴·개선 방식도 개선한다. 분야별 샘플기업을 선정하고 경영활동 전반을 둘러싼 모든 규제를 점검하고 개선을 검토하는 규제혁신 방식을 도입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다수부처가 동일한 대상·사업을 중복으로 규제하거나 유사한 자료 등을 각각 요구하는 행위 등을 일괄 정비한다. 정부는 견고한 자유시장경제 체제에 기반한 상생인프라 조성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법제화에 성공한 납품대금 연동제의 원활한 안착을 위해 계도기간을 오는 10월 4일부터 연말까지 운영한다. 이를 교육·컨설팅을 제공해 적응을 지원한다. 대·중소기업 간, 선·후배 중소·벤처기업 간 상생협력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홍보·네트워킹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또 정부는 이번 3분기에 산업 구조변화 등을 반영한 '서비스산업 혁신 전략'을 추진한다. 해당 전략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반려동물·콘텐츠 등 신성장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체적으로는 펫푸드·펫보험 제도를 정비하고 반려동물 관련제품 연구개발(R&D) 지원과 전문인력 육성 등 제반 인프라를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려동물 다빈도 질병의 동물병원 진료에 대한 부가세 면제를 추진하는 한편,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제지원을 국가전략기술투자 세액공제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의 문화산업전문회사 출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추진하고, 중소배급사의 한국영화 개봉을 지원하는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등 영화업계 정상화를 위한 한시적 지원방안이 담겼다. 자유시장경제를 골자로 한 정부의 하반기 경제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사회 각계는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먼저, 경영계는 정부의 방향성에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한 주요 경제단체 관계자는 “무엇보다 정부가 기업경영의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 현안에 대해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점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보내고 싶다”라면서 “그간 한국 경제는 과도하고 많은 규제로 혁신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도 전에 사장되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상당히 희망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경제 회복과 혁신의 주체인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와 함께 움직이겠다는 취지에도 공감한다”며 “대기업도 중소기업과 근로자 등과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반면, 과도한 규제완화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정부의 방향성이 과도하게 ‘기업중심’, ‘규제해소’에 쏠려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안그래도 노동계와의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들과의 대화에 나선다는 내용이 빠져 굉장히 아쉽다”라고 평가했다. 또 “규제 역시 오직 완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꼭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법도 없다”라면서 “규제는 사회에 미칠 위험성과 영향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기술이나 산업분야에 적용되는 만큼, 먼저 이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