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저출산이라는 말도 사치인 것 같다. 출산절벽의 현실은 아찔하다.
2022년 합계출산율 0.78명, 신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역대 최저수준이다. 2018년 출산율 0.98명, 신생아수 32만7000명에 비하면 불과 5년 만에 25% 감소했다.
결혼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청년은 2019년 45.8%에서 2021년 39.1%로 줄어들었고, 자녀가 필요하다는 청년은 46.1%에서 37.2%로 2년 만에 20% 감소했다.
필자가 결혼했던 2000년 당시에는 결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결혼하면 당연히 출산해야 한다는 당연했던 결혼과 출산이 이제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됐다. 이마저도 60%가 넘는 청년들이 선택을 하지 않는다. 지금 상태로 가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그렇다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출산을 강요할 수는 없다.
결혼을 주저하는 이유에 대해 41.9%가 주택마련 등 결혼비용이 부담스러워서, 25.2%는 결혼생활에 자신감이 없어서, 18.2%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해서, 12.8%는 출산, 양육 고민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래서 정부는 출산가구 주택공급, 금융지원, 청약제도 개선을 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공공분양 뉴:홈 신생아 특별공급이 신설된다.
입주자모집공고일로부터 2년 이내 혼인여부와 무관하게 임신, 출산이 증명되는 경우 특별공급 자격이 부여되고 소득, 자산 기준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50%(약 975만원), 자산 3억7900만원 이하로 대폭 완화된다.
민간분양 생애최초, 신혼부부 특별공급 시 출산가구에게 우선 공급을 해주고, 공공임대 역시 출산가구 우선지원을 하겠다고 한다.
금융지원도 강화되는데 신생아 특례 구입자금 대출을 도입하여 대출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한 소득 1억3천만원 이하 무주택가구에 대해 주택가격 9억원(기존 6억원), 대출한도 5억원(기존 4억원)으로 상향조정을 하고 1.6~3.3% 특례금리를 5년 간 적용한다.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대출도 도입하여 보증금 5억원(기존 4억원) 이하 대출한도 3억원, 금리 1.1~3% 특례금리를 4년 적용해준다.
청약제도도 혼인, 출산에 유리하게 개선하여 맞벌이 소득기준을 완화하고, 동일일자 발표되는 청약 부부 중복 당첨 시 둘 다 무효처리 하지 않고 선 신청은 유효처리 해주고, 다자녀 기준도 3자녀에서 2자녀로로 완화해 준다.
신생아 주택공급은 2024년 3월, 금융지원은 2024년 1월 시행예정이라고 하니 출산계획이 있거나 출산하신 분들은 적극 활용해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
물론 그렇다고 청년들의 마음이 결혼과 출산으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다.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물질적 풍요를 누린 세대가 결혼과 출산 이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제 결혼도 양극화다. 부모님이 내 집 마련이나 적어도 전세집이라도 도와주는 청년들은 결혼을 꿈 꾸지만 그렇지 않은 청년들은 결혼의 꿈 마저도 사치다.
지방에는 일자리가 없고 서울에는 둥지가 없는데 어떻게 짝짓기를 하고 알을 품을 것인가?
주거안정과 양질의 일자리 이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만 대한민국의 미래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